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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생산체계 구축으로 한우 경영비 절감



서정원 <장수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장수군은 동부는 소백산맥, 서부는 노령산맥으로 거쳐있는 대부분 지역이 산지인 하늘 아래 고장이다. 산간지역에 위치한 지역이 그렇듯이 약 23,000여 명의 적은 인구에 절반가량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이다.




장수군의 주산물은 사과·한우·오미자·토마토로 그 품질이 매우 좋으며, 특히 ‘장수’하면 사과를 꼽을 만큼 추석 전에 출하되는 장수사과의 인기는 전국 최고이다. 친환경 농법으로 사과와 한우, 한우와 오미자 등의 경축순환 경영모델을 활용한 소비자 중심의 안심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또한 지역 주요 농축산물이 모두 붉은색인 것에 착안하여 2007년부터 추진한 ‘장수한우랑사과랑’ 축제에 금년 방문객수 31만 명, 한우소비량 300두, 판매액 31억원 지역경제효과는 71억원을 달성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나쁜 농업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기반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우리 장수군은 국내 최고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라는 칭찬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의 신뢰에 보답하고 변화하는 고품질 소비시장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육성된 사료작물 품종의 종자를 지역에서 자체 생산하여 그 종자로 한우 먹이인 풀사료를 생산, 공급하는 ‘로컬피드(Local Feed, 지역생산-지역소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농림업 생산액 중에서 축산업이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축 생산에는 사료비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는 사료비 절감이 절대적인 요소이다. 국내 쌀 생산량의 2배가 넘는 연간 1,000만톤 이상의 곡물을 가축 사료로 수입에 하고 있어 자급도가 23% 내외로 낮은 나라이다.





따라서 한우의 경우 초식동물의 특성을 고려한 질 좋은 자급 풀사료 생산이 사료비 절감의 핵심이다.





그러나 풀사료의 절반 이상이 전남·북의 평야지대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장수군 같이 생산기반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많은 물류비용을 들여 다른 곳에서 구매해 오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는 생산비도 증가하고, 다른 지역에서 온 사료로 가축을 키우니 지역의 고유한 브랜드를 창출하기도 어렵게 된다.





장수의 중요한 브랜드이자 수익원인 한우의 먹이를 확보하는 것이 ‘로컬피드’ 사업을 추진한 첫 번째 이유이다.
 




둘째는 농약으로 범벅된 수입 사료작물 종자를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된 자체 친환경 종자로 대체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현재 풀사료 종자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국내산은 청보리 등 9%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 종자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해외 병해충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농약으로 소독하는데, 이는 토양환경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사람이나 가축의 건강을 위협한다.
 
 


장수군은 종자 자급화를 추진하는 첫 단계로 2013년부터 3년간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추운지역에서 적응력이 좋고 월동 후 수확이 빨라 겨울 사료작물 중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호밀의 ‘채종적지 선정’ 프로잭트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필요한 호밀 종자 200톤(360백만원)을 자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것은 그간 수입에만 의존하던 호밀 종자를 국산화한 첫 사례이다.
 




또한 장수군 내에서 생산에 적합한 사료작물과 품종 및 생산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2015년부터 3년간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풀사료 연중생산 및 공급체계 구축’이라는 과제를 수행하였다. 이 사업은 지역 풀사료 자급률을 20% 이상 향상시켰고, 장수군을 풀사료생산 불리지역에서 연중생산 가능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





장수군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농촌진흥청 농업기술대상 융·복합기술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장수군에는 친환경 사료작물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육성된 트리티케일 품종 ‘조성’의 채종포가 조성돼 있다. 호밀보다 종자 생산이 수월하고 사료가치가 높아 장수군에서 기획적으로 도입한 트리티케일은 지난겨울 유래 없는 혹한에도 불구하고 생육은 매우 좋다. 트리티케일은 호밀과 밀의 잡종으로, 추위와 가뭄에 강하고 겨울작물 중에서 수량이 가장 많으며, 가축 기호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수군은 지역에 특화된 작물과 품종, 그리고 생산기술을 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장수 한우’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로컬피드 시스템’ 구축에 혼신을 다하고 있으며, 5년 이내  6차 산업으로 확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로컬피드 시스템’은 지역 브랜드화 정착뿐만 아니라 가축전염병 이동을 차단하여 국가적 손실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안전한 친환경 ‘청정 한우’를 국민의 식탁에 올리는 것, 그것이 최종 목적지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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