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획조정과장>
사물인터넷(IoT)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과 가축에게 가장 알맞은 환경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농장을 스마트팜이라고 한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여건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장에서 스마트 농업을 운영하고 실행할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재 우리 농촌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농어업인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전체 농가 107만 호 중 65세 이상 농업인은 5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은 1.03%, 1만 1천여 호에 머물렀다.
미래 농업을 이끌 주역으로 ‘청년 농업인’을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젊은 농부들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신기술의 응용력과 수용력이 뛰어나다. 실제, 청년농(靑年農)의 노동 생산성은 시간당 4만2천 원으로 전체 농가의 2.4배 수준이며, 토지 생산성은 10a당 313만 원으로 전체 농가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농업의 미래를 이끌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농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농업이 힘들고 어려운 산업이 아니라 괜찮고 돈 되는 산업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실제로 그렇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질적으로 우수한 일자리를 만들고 경영체 단위로 안정적인 고용과 함께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는 청년 창업 농업인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창농(創農) 지원기관이 유기적으로 힘을 모아 자금, 기술, 농지, 판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는 신규 농업인이 농촌에 정착하는 초기,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청년 농가의 영농 경력에 따른 소득을 보면, 4~5년경에 농가 평균수준에 도달하고 6년 차 이후에야 농가평균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력과 영농경력이 부족한 신규 청년농업인에게 초기 정착 기간인 3년간 파격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을 선도할 수 있는 청년 농업인상을 설정해야 한다. 잘 사는 농업인, 전문 경영인, 윤리적 생산자라는 이미지를 부여할 때 농업에 긍지를 가지게 되는 것은 물론, 일의 만족도와 자부심도 높아질 것이다.
현재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과 연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청년 창업농(創業農) 1,200명을 선발하여 월 최대 100만 원의 정착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농지, 자금, 교육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과 함께 농식품 벤처 펀드, 지역 특성화 펀드 등 청년 창업 농의 법인화와 투자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지역사회 핵심리더 양성을 위해 올해 청년 4H회원 5천 명을 육성하고, 대학 4H 회원을 대상으로 진로와 창업 교육을 진행하는 등 예비농업인의 저변확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초 자치단체 중심의 청년 농업인 육성도 활발하다. 충남 홍성과 예산에서는 청년 농부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추진 중이며, 경기도에서는 농업 현장 스타트업 캠퍼스를 통해 예비농부가 직접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9.9%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20세에서 40세 미만 실업자는 60만 명에 이른다.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바꿔 생각하면 지금이 청년 농업인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하면 조금은 억지일까? 미래 농업을 이끌 차세대 청년 농부 양성에 정부와 연구기관,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