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숙 <굿네이버스 전북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군산사무소장>
2014년 9월 29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되고 아동학대를 범죄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생겨나게 됐다. 또한 인천 11세 여아 탈출 사건, 평택의 원영이 사건, 전북에서 발생한 고준희 사건 등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여러 중대사건들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아동학대 문제를 향한 사회적 관심이 생겨나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이다.
2016년도에 발간된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동학대 평균 발견율이 2.15‰인데 비해, 전라북도는 4.66‰로 전국 최상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고접수 건수 또한 2015년 1,328건·2016년 2,006건·2017년 2,09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심각성을 띤 아동학대 사건도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가 적절히 마련돼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동학대처벌법’ 시행에 따라 행위자 처벌에 있어 경찰·검찰·법원 등 사법기관의 개입이 강화되고 있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사법 절차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접수가 급증하는 것에 비해 인력이나 예산의 증가는 없었기 때문에 늘어나는 아동학대 신고 건에 대해 조사와 판단, 법적 처분을 진행하기에도 여력이 부족한 현실이다.
2016년 기준,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18,700건인데 이 중 8.5%인 1,591건이 재학대로 접수됐다. 재학대의 경우, 상습적으로 아동학대가 발생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심각한 아동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체계적으로 사례를 관리하여 재학대를 예방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아동이 가정 안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일하는 곳인 전북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군산사무소는 군산지역 내 아동학대예방, 학대피해아동 및 가정에 대한 사례관리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전북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익산·군산·고창·부안·김제의 5개 시군을 관활하며 아동학대 조사와 사례관리 기능을 수행해왔다. 그런데 전국 상위 수준의 신고접수 건수로 인해 제한된 인력으로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지자체 예산을 출현하여 군산지역에 사례관리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사무소를 설치하게 됐고, 지난 4월 개소식 이후로 아동학대예방 및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아동이 학대에서 벗어나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군산사무소의 개소는 국가 주도의 제도가 아닌, 지자체 중심의 선도적인 아동보호체계 운영의 좋은 모델로, 타 시·도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아동보호정책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군산지역을 전담하는 사례관리 인력이 확보되고 접근성이 용이해져 보다 촘촘한 사례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느끼는 바, 매우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동학대 사례관리의 경우 아동과 가족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 해결이 이뤄져야 하고 통합적인 접근과 전문성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군산사무소는 아동과 가족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신뢰하고 동반자로 돕는 역할을 하고자 하며, 굿네이버스가 연구개발한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 모형’을 적용해 대상자의 욕구와 참여에 기반한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 학대피해아동 지원을 위한 아동보호 종합지원 체계구축을 포함하면서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고민에서는 재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 제공 및 사후관리와 관련한 대책은 보이지 않아 학대가정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도 지역 곳곳에서 학대피해로 신음하고 있을 아동들을 위해,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학대를 행하는 부모와 가족을 위해, 그리고 1인 평균 연간 3,721시간을 일하는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을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