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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이용한 젖소 생체리듬 조절



임동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농업연구사>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신에게서 훔쳐 인류에게 전해준 불은 인류의 기술과 문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160만 년 전 원시 인류가 하늘에서 떨어진 번개로부터 우연히 얻은 불은 인류가 추위를 견디고, 음식을 익혀 먹게 되고, 밤에 외부 침입으로부터의 보호와 활동시간을 연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LED를 광원으로 이용하는 수준을 넘어 광케이블을 통한 인터넷 연결이나, 레이저나 X-선 등을 활용한 의료기기 등이 21세기 인류의 주요 성장동력이 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인공조명으로 인해 ‘빛 공해’라는 단어도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 몸에서 빛의 주기를 감지하면서 생체 리듬에 관여하는 물질은 멜라토닌(melatonin)이다. 이는 척추동물의 간뇌에 돌출된 송과선(松果腺)에서 생성,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야 하는데, 밤에 자지 않고 장기간 낮 시간대에 잠을 자게 되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부족해 면역 시스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밤에 가로등과 화려한 간판, 광고 영상, 핸드폰 사용 등의 빛에 노출되면 생체 리듬의 교란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에 이상이 생겨 수면 장애를 겪게 된다.




국내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빛 공해에 장기간 노출되면 통찰력과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 또한, 밤낮을 구분하지 못해 정상적인 생육을 하지 못하고, 야행성 동물은 먹이 사냥이나 짝짓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국내 여건상 젖소는 대부분 우사(牛舍) 내에서 사육하며, 우사 안에서도 소가 앉아 쉬는 곳과 사료통, 젖 짜는 곳에는 사육자가 젖소를 관찰하기 쉽도록 야간에 인공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빛이 젖소의 생산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몇몇 연구 결과를 보면, 먼저 과도하게 밝은 빛은 젖소에게도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의 길이를 16시간으로 광주기를 연장하면 우유 생산량이나 유지방 함량이 증가하며, 번식 특성이 개선된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빛을 보충하여 낮의 길이를 연장했을 때 젖소의 활동성과 발정 징후가 둔화하는 등 부정적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젖소에서 발정 감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농가의 소득에 심각한 손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광주기가 젖소 생체 리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보다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이미 축산업에서는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 빛의 광주기와 강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사육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면 가금에서 연중 달걀을 생산하거나, 계절 번식을 하는 말의 경우 번식기간을 연장하기도하며, 앞서 언급된 연구 결과와 같이 젖소의 우유 생산량을 증가시키거나 질병 저항성을 개선하기 위한 데도 적용하고 있다.
 




 
현재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에서는 국내 광주기 조건에서 야간 빛의 조도와 광주기 조절을 통해 젖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리적 변화를 분석하고, 우유 생산성과 유성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빛의 밝기와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젖소에게 가장 이상적인 편안함을 유도함으로써 젖소의 생산성 증가와 이를 통한 농가의 경제적 소득을 향상할 수 있는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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