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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삶을 위하여



송경태 <사회복지학 박사·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분이 어제 아이들과 함께 캄보디아로 출국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족 여행을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출국을 한 까닭은 캄보디아의 어느 고아원을 방문해서 아이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그분의 아이들은 그곳에 머무는 일주일 동안 고아원 아이들과 똑같이 먹고 자면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한 것이지요. 그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제가 너무 세속적으로 산다는 느낌이 자주 들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가진 것이 없어도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았는데 요즘은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그것 있잖아요. 줄 달린 인형. 줄을 잡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거기에 맞춰서 춤을 추는 인형 말이지요.




 
제가 요즘 그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제 삶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얇아지고 경박스러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것에도 화를 내고 나 답지 않은 행동을 자주 할 때 더욱 그 생각이 자주 듭니다.
 




제가 바라는 삶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품격이 더해지고 향기가 나는 삶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늘 뭔가에 바쁘고, 삶이 무겁고, 심각하고, 생각까지도 많아지는 것이 요즘 저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체에서 특강을 할 때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에 사는 원숭이 얘기를 자주합니다.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은 이 원숭이들을 잡는 독특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원주민들은 빈 코코넛 껍질에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구멍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구멍 안에 쌀을 집어넣고 큰 나무에 단단히 묶어 둡니다. 그러면 쌀 냄새를 맡은 원숭이들이 이 코코넛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쌀을 한 움큼 집게 되지요. 그때 원주민들은 원숭이를 향해 고함을 지르면서 뛰어갑니다.
 




그러면 원숭이는 도망을 가기 위해서 손에 쥔 쌀을 놓아야 하는데, 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주먹을 펴지 못하고 결국 원주민 손에 잡히게 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불현듯 이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지금 제 모습이 이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쌀은 잡았는데 주먹을 펴지 못하는 삶.
 


 
오늘은 조용히 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지금 누리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깊이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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