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수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어느 날, 상담 신청한 학생이 물었다. 4차 산업혁명이 의사나 수의사 혹은 병원이나 동물병원 같은 의료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든 게 손안에서 이루어지는 요즘 ‘4차 산업혁명’라는 단어는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올라 있다. 혁명이라는 단어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인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의장이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은 이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을 어디까지 초월할지 짐작하기조차 두려운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3D 프린팅, 모든 걸 데이터화해서 연결시킨다는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다.
최초의 산업혁명은 유럽에서 시작되어 증기엔진의 개발과 함께 철강산업을 핵심으로 농경사회에서 산업화된 도시로 바뀌는 변혁을 이루었다. 이어 전기와 석유에 의한 대량생산 체제의 구축을 통해 이루어진 2차 산업혁명은 1980년대 디지털혁명이라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이 오기 전까지 계속 되었다.
현재에도 진행 중인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의 발전과 개인 컴퓨터 등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곧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의 4차 산업혁명에 자리를 내어주게 될 것이다.
기계도 인간처럼 학습할 수 있게 됨으로 학습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간의 고유영역으로 생각되었던 사고와 추리까지도 가능한 알파고와 같은 기계의 등장을 맞게 된다.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인공지능을 장착한 컴퓨터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방향을 제시하는 건 물론이고 스스로 학습을 통하여 진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직업 관련하여 나온 많은 글들은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학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 교수가 펴낸 ‘고용의 미래’에 나오는 분석 모형을 활용한 내용이 많다. 이들은 현재 대표적인 직종 702개의 직업을 미래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 여부를 조사했다. 현재는 잘 나가고 있지만 짧게는 10년, 혹은 20년 후에 사라질 직업이나 또는 관심이 약해질 직업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예언이 전부 맞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흥미를 끄는 것으로 영국의 BBC는 지난해 직업을 입력하면 20년 안에 사라질 가능성을 계산해주는 사이트를 열었고, 영국 내 현재 직업의 35%가 20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근사한 예를 들면 의료분야에 있어서 현재는 의사가 가장 인기 있는 고소득 직업이지만 앞으로는 환자 개개인을 오래 상대하고 그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하는 간호사, 간병인 등이 더 유망한 직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정서적인 공감 능력이 그만큼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며 사회적 공감능력이 중요한 직업은 대체 가능성이 적다는 것으로도 이해된다.
어느 날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대결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은 작게는 장치가 더 똑똑해져서 나의 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스스로 알아서 동작하는 편리성에서부터 크게는 생태계 전체의 생활 및 환경으로부터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사물인터넷은 실생활에 해당하는 오프라인의 모든 정보를 온라인으로 넘겨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가장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도구이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방식의 변화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빅 데이터 기술 및 최신 로봇기술이 합쳐져 근로 형태의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다. 새롭게 바뀐 일에 대한 개념은 사람들의 삶과 건강에 대한 정의와 접근 방식까지 바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