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농업연구사>
오이는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칼륨성분이 많아 등산할 때 한 두 개 챙기는 것이 일상화됐다.
등산할 때 많이 챙겼던 음료수는 이제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오이가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등산할 때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근육이 뻐근해 오는데 이때 오이를 한입 베어 물면 갈증 해소는 물론 상큼한 향기가 입안에 가득 퍼져 기분이 좋아지고, 옆에 함께 등산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향이 퍼져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오이 소비량은 1인당 연간 5kg 이상이다.
외국에서는 오이를 대부분 요리를 해서 먹는다. 반면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선한 상태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생오이는 수분을 공급해주며 씹는 식감이 좋기 때문이다. 또한 오이 특유의 향도 나며 비타민 풍부하다. 동의보감에 오이는 이뇨효과가 있고 장과 위를 이롭게 하며 갈증을 그치게 하는 식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오이에는 칼륨성분이 많이 있는데, 칼륨을 먹게 되면 체내의 나트륨을 많이 배출시키고 체내의 노폐물도 배출되게 함으로써 몸이 맑아진다.
이렇게 상큼한 향기와 싱그러움으로 인해 기분을 좋게 하는 오이가 있는가 하면 오이를 한입 씹었을 때 입 안이 쓴 느낌을 받는 오이가 있다. 이런 쓴 맛을 내는 오이는 환경관리를 잘못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오이의 어깨부분을 먹으면 쓴맛이 느껴지게 되는데, 외형적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아서 구별하기가 어렵다.
오이의 쓴맛은 주로 여름철에 발생한다. 여름철에 온도가 높고 비가 오지 않아서 토양이 건조해져 뿌리에서 물 흡수가 안 되는 경우, 질소질 비료가 너무 많은 경우, 오이의 세력이 약해졌을 경우에 알칼로이드 화합물이 생겨 쓴맛을 내게 된다. 즉, 주말농장이나 한두 포기를 텃밭에 재배했을 때 물을 자주 주지 않게 되면 쓴맛을 내는 오이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오이가 재배되기 시작한 시기가 확실하지 않지만, 약 1,500년쯤 전인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이는 본래 쓴 성분이 있어서 사람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쓴 성분을 없애고 사람들이 먹기 좋게 품종을 개량한 것이 요즘 재배되고 있는 오이들이다.
쓴맛 오이 발생을 줄이려면 어찌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은 물을 매일매일 조금씩 주는 것이다. 특히 온도가 높고 건조할 때일수록 조금씩이라도 물을 뿌리에 주는 것이 쓴맛 오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뿌리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퇴비를 많이 주는 것이 좋고, 세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적당하게 비료를 주는 것이 쓴맛 나는 오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오이는 우리 식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오이무침 등 밑반찬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으며 오이김치(소박이), 야외 나들이용(김밥 부재료, 등산 시 간식 등), 절임오이용(장아찌, 피클), 여름철 별미인 오이냉채 등으로도 인기가 높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맛있는 오이 생산을 위해서 오이 묘 키우는 것부터 품질이 좋은 오이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적절한 육묘일수와 묘를 키울 때 저온단일조건을 만들어 주면 암꽃 발생이 많아진다는 연구 결과와 오이 접목재배 기술 등을 확립했다. 또한 오이의 상품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배지경 수경재배 및 관비재배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그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 먹거리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더 품질 좋은 채소를 국민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