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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1)



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정말 덥다.
 




이제는 그만 물러날 만도 하다. 그런데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11년 만에 찾아온 반갑지 않은 ‘무더위’다. 옛 성현들은 무더위를 피하는 방법의 하나로 독서를 꼽았다. 에어컨이 빵빵한 도서관을 찾아 책을 친구삼아 더위를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무더위가 물러날 것이라는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무더위는 많은 것을 무력화시킨다. 삶의 터전에서도 의욕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그래도 공무원이나 회사원은 그나마 걱정이 덜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 시대의 민초들이 문제다. 전통시장은 올 여름 고사위기다. 시원한 대형마트를 피서지 삼아 더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소박함도 날씨가 가져온 풍경이다.
 




더위로 목숨을 잃고, 과실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타들어 가고 있다. 애타는 농민들의 마음을 함께 나누며, 슬기롭게 이 무더위를 이겨내야 한다. 이들에게 독서는 그림의 떡이다. 기우제라도 올려야 할 판이다. 이 여름, 지구상에서 가장 무더운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올 한 해가 문제가 아니다. 이런 추세로 여름 날씨가 상승하다보면, 조만간에 날씨 예보에서 ‘45’라는 숫자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기상이변이다. 국가정책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거나 전기료 누진세를 재검토하는 일련의 흐름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가장 먼저 행동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이다. 인간이 참으로 무서운 존재다. 새로 만들어진 공원에 없던 길을 쉽게 만드는 것이 인간이다. 알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지나간 자리에는 길이 생긴다. 그 길은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우리는 그 길을 지나간다.
 




수십억 인류가 살아가는 푸르고 아름다운 곳이 ‘지구’다. 이 ‘지구’를 지키고 번전하여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111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를 기점이 될 수 있다. 정말 환경문제를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올 한 해를 그럭저럭 넘기는 무사안일의 정신을 버려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누군가가 지켜주고 대안을 내 놓겠지?’, ‘다들 그러는데 뭐?’, ‘뭐 대단한 일이라고?’ 등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함께 풀어가야 한다. ‘무더위’와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 더 이상은 ‘무더위’로 인한 아픔을 최소화하자. 불편해도 조금씩 양보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자. 다가올 미래에도 사계절이 뚜렷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자.




 
정말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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