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용 <전주비전대학교 교수>
아르바이트(Arbeit)는 '노동하다'라는 뜻으로 독일(Teilzeitarbeit)에서 유래됐으며, 2차 세계대전 후 국가차원의 학생 일자리 만들기 운동으로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part time job, 일본에서는 바이토, 한국에서는 부업 또는 시간제 근무, 즉 본업 이외에 하는 일로 통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알바'로 함축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의 청년들은 다급함으로 몰아가는 사회구조 속에서, 안전하지도 못하고, 대우받지도 못한 채 다양한 형태로 가치 없이 소중한 젊음을 소모 당하고 있다.
지난 6일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 소재 CJ 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김모 대학생(23)이 누전으로 인한 감전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김군은 군 전역 후 2개월째 복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고위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해당 업체는 구성원들에게 안전교육 한 적이 없었음이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 내부 입단속하기에 급급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강구는커녕 처음 있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만 있다니, 도덕성과 기업윤리가 의심되기도 한다. 레일을 멈추는 안전장치는 없었고, 근로자 협착 방지덮개도 미비돼 있었으며, 추락방지 안전난간도 설치하지 않는 등 여러 안전관리 체계가 미흡했다고 한다. 전류가 흐르는 위험한 상황에, 근로자가 안전장치 없이 노출되는 작업환경이 사망사고의 직접원인으로 보여 진다.
7월에 발생한 롯데월드 인형 탈 아르바이트생 실신사고는 111년만의 최악의 폭염 속에서 '움직이는 찜통'이라는 인형 탈 알바생도 휴게시간을 시간당 10~15분 주어야함에도 미부여한 결과로 발생한 것이며, 더구나 119 구급대를 부르지 않고 직원들 입단속만 신경 썼다는 증언이 나와 사고수습 관련하여 롯데월드 측의 기업윤리도 의심된다.
알바생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르바이트생의 상당수가 아직도 안전사각지대에서 근무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약 70% 가량이 유사시 대처법 같은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로 일하고 있으며, 안전시설조치가 미흡한 가운데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무별로는 기타 업종 75%, 서비스업 71%, 조리업 65%, 운송업 53%, 노무직 49% 순이었다.
최근 청년들은 등록금, 월세, 생활비, 여행비 등 다양한 이유로 고위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더구나 최저 임금인상으로 장기 아르바이트 자리는 크게 감소했다. 반면에 과도한 신체적 활동이 요구되는 택배, 공사장, 유흥업소, 배달 등 여러모로 부담이 크지만, 일급이 최대 15만원에 이르는 고위험 알바를 선택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곳에서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있다는 것이다.
되돌아보면 2011년 7월 이마트 탄현점 냉매가스 질식 사망사고, 2016년 5월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협착 사망사고, 2017년 8월 어선 탱크청소작업 열사병 사망사고, 2017년 11월 제주시 음료제조회사 현장실습 중 프레스 협착 사망사고, 2018년 3월 이마트 에스컬레이터 협착 사망사고 전체가 안전규정 미 준수, 안전시설 미 구비, 안전교육 미 이행, 관리자부재 등 총체적 안전 불감증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현장실습 시 전공과 다른 위험한 업무에 배치돼 산업재해에 노출되고 있음에도, 학교는 지도점검 등 현장관리는커녕 현장실습 허위보고서 까지 만들었다니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다. 모든 특성화고교와 대학 관계자들 모두가 반성하고 관심과 원칙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또한, 2017년 이륜차 배달사고로 383명이 사망하였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는 실적제와 속도경쟁으로 인해 청년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바이트도 분명 노동이다. 따라서 일반 산업현장에서 적용되는 노동법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서 피해를 보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없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아르바이트 현장의 산업안전교육 실태와 안전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산업재해 감축을 위한 관련법과 제도를 개정해 사용자의 안전관리 역할과 책임을 확대해 나가야한다.
더 이상 청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기업 살인 법'의 도입해 경영자에게 강력하게 책임을 묻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해 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청년들이 절망하지 않는 사회, 청년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청년을 챙겨주는 사회, 모든 청년이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