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우리는 저마다 ‘아끼는 것’들이 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금은보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내가 아끼는 것은 당연히 다른 사람도 소중하게 아껴주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분명 나에게는 소중하고 아끼는 것이지만, 반대로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다양성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보면, 갑질을 넘어 무식의 경지에 다다른 경우를 종종 만난다. 일부는 그 갑질의 당당함과 맞서 충고하고 수정해보려 노력한다. 그렇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바꾸기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고 정신이다. 자신밖에 모르는 갑질 대상자에게 가장 힘든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즉, 갑질을 일삼거나 무식한 행동을 밥 먹듯 저지르는 그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답은 ‘무관심’일 것이다.
‘사람’을 남기는 다양한 삶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 어느 지인은 자신의 인간관계를 자랑삼아 늘어놓곤 한다. 그의 자랑은 ‘그 어느 누구도 5분이면 친해진다.’는 것이다. 다분히 자신의 입장에서만 결론을 내린 발언이다. 종종, 처음 만난 사람이 개인 신상을 물어올 때는 난감하다. 위의 지인이 그 부류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있다. 처음 한 두 번은 대답하지만, 참으로 신상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때는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우리는 저마다 ‘아끼는 것’이 있다. 밝히고 싶지 않은 사실을 지속적으로 묻는 행위도 갑질이 될 수 있다. 직장에서도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유유상종’이라고 어울리는 사람들끼리 뭉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몰려다닌다. 그들 모두에게 소중하고 아끼는 것이 있다. 그것을 인정하면 편하고 잡음이 없다. ‘갈등’을 유발할 이유도 없다.
나에게 소중한 것이 있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가진 것이 많다고 갑질하지 말고, 지위나 신분이 높다고 아랫사람을 ‘무시하거나 천시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심지어는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다’고, ‘옳은 소리를 한다’고, ‘재능이 뛰어나다’고, 질투나 무시 따위의 어리석음에 빠지는 소중함을 모르는 패배자가 되지 말자.
‘함께 가는’, ‘함께 나누는’, ‘함께 성장하는’, ‘갑질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남기는’, 평등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설계해보자. ‘나’만이 아닌, ‘우리’를 배려하는 삶 속에서, ‘가르치려 하지’ 말고, ‘느끼고’,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이 되었으면 한다. 반드시 그런 ‘소소한 일상’이 올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