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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홍차'



문두경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





영국의 대표적인 茶인 홍차(紅茶)는 세계에서 소비되는 차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전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차 중 하나다. 홍차는 직접 우려마시거나 우유, 꽃잎, 과일 및 허브 등과 혼합 또는 블렌딩해 소비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메리카 등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1823년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브루스는 인도 아삼지방에서 원주민이 마시는 차를 보면서 아삼종 차나무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인도 정부나 동인도회사는 당시 이 신품종 차나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아삼의 신품종은 홍차산업의 큰 변화를 줬다. 신품종 차는 찻잎의 크기가 중국 소엽종보다 3배쯤 되고, 열대기후에 잘 견딜 뿐만 아니라 홍차로 가공하면 소엽종 중국차에서 볼 수 없는 맛을 내는 특징이 있다.





세계 3대 홍차로 알려진 곳은 인도 다즐링, 스리랑카 우바, 중국 기문지역이다. 스리랑카는 세계적 홍차 산지이지만 19세기 중반까지 섬 최대의 산업은 커피였다. 1869년 스리랑카(실론)에 돌연 발생한 커피녹병 병해로 커피가 전멸해 커피를 대체할 작물로 등장한 것이 아삼종의 차나무였다. 아삼종의 차나무는 소엽종에 비해 카테킨과 카페인 함량이 높다.




동양에서는 찻잎이 우러나온 물의 붉은 빛을 보고 ‘홍차’라고 부르지만 서양에선 홍차가 만들어지는 산화과정에서 찻잎이 흑색으로 보여 ‘블랙티(black tea)’라고 부른다. 차의 산화란 찻잎이 갖고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산소와 만나서 찻잎 세포의 산화효소가 작용해 오렌지색의 테아플라빈, 자색의 테아루비긴 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홍차는 산화가 80% 이상이 된 것을 말하며, 이러한 산화 과정을 발효시킨 차이다. 엄밀히 말하면 미생물에 의해서 발효된 차가 아니고 산화시킨 차이다. 홍차는 차나무의 찻잎을 위조, 유념, 산화 및 건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위조(withering)는 바람을 이용해 수확된 찻잎의 수분을 어느 정도 제거하는 과정이다. 유념(rolling)은 찻잎을 비벼 으깨서 둥글거나 뾰족하게 말아 모양을 내는 과정이다. 찻잎의 모양을 변형하면 잎 표면의 세포와 조직이 파괴되어 찻잎 내부의 성분이 산소에 노출되고 효소가 방출돼 산화가 촉진된다.




산화(oxidation)는 적절한 수준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찻잎을 산화시킨다. 온도와 습도 등 산화환경과 산화시간을 정확히 제어하는 것이며, 이러한 과정은 홍차의 맛과 향 등의 품질을 결정한다.





건조(drying)는 찻잎의 산화를 멈추고 유통을 위해 건조시키는 단계이다.




홍차용 차나무는 카테킨 함량이 높아야 한다. 찻잎에 들어있는 카테킨 성분 등은 산화과정을 거치면서 테아플라빈 및 테아루비긴 등의 성분으로 변화되고, 이들 성분은 항산화물질이고 홍차를 마실 때 부드럽게 느끼게 해준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는 차 연구를 하고 있는데, 온난화에 대응한 차나무 품종을 개발한다. 카테킨 함량이 높은 자원을 수집 및 선발하고 이를 활용해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테아닌 함량이 높은 것은 녹차용 품종으로 개발하고 카테킨 함량이 높은 것은 홍차용 품종으로 육성시키고자 유전자원들을 대상으로 유용형질에 대한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커피나 녹차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홍차는 그리 많이 마시는 차는 아니었다. 영국 등 유럽으로 출장 갔을 때나 잠시 맛보는 차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밀크티 전문점이 생겨나고 카페에서도 홍차 관련 메뉴들이 다양하다.





앞으로 우리 홍차용 품종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한국인 입맛에 맞는 국산 홍차용 품종이 탄생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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