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아침 바람, 찬 바람’에 나는 집을 나선다. 새벽 5시가 되기 전, 부스스 눈을 비비고, 운동복을 갈아입는다.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시작된 ‘아침 바람, 찬 바람’이 생활이 되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린 ‘아침 바람, 찬 바람’은 반갑지 않다. 그래서 지하주차장을 두 번이나 세 번 달리는 것으로 ‘아침 바람, 찬 바람’을 대신한다.
‘아침 바람, 찬 바람’에 만나는 첫 번째 반가운 얼굴이 있다. 매일 5시가 되면, 아파트 쓰레기를 정리하는 이름도 모르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다. ‘수십 년 해 오셨다’는 그 일, ‘그래도 할 일이 있어 다행’이라는 한숨이 안타깝지만, 반가운 얼굴이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아침 바람, 찬 바람’을 향해 나는 달려간다. 두 분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행복한 삶을 기도하면서 말이다.
‘아침 바람, 찬 바람’에 신문을 배달해 주시는 분과 우유를 가져다주시는 분, 그리고 아파트의 아침을 여는 경비원 아저씨들의 밝은 얼굴이 ‘아침 바람’을 따뜻한 바람으로 바꾸기에 충분하다. 담배꽁초를 줍거나, 바닥을 쓸거나, 나무에 물을 주거나 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아침 바람, 찬 바람’을 만나기 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행복이다.
‘아침 바람, 찬 바람’에 산책로를 따라 걷고 뛰다 보면, 다양한 풍경들이 입가의 미소를 머물게 한다. 동이 트기 전, 눈앞에 펼쳐진 야경은 그 어느 나라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 즐거움이다. 두터운 옷으로 무장하거나 반팔, 반바지로 홀연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흡에 살아 있음을 느끼기 충분한 ‘아침 바람, 찬 바람’이다.
‘아침 바람, 찬 바람’과 함께, 턱걸이, 윗몸일으키기, 팔당기기, 등 다양한 운동기구가 고통을 통한 근육의 간질거림으로 건강한 육체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걷는 것이 운동’의 최고라고 말한다. ‘걷다’ 보면, ‘뛸 수’도 있고, ‘운동기구’와 함께 할 수도 있다. 암튼, ‘내가 행복해야 모두들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기초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아침 바람, 찬 바람’이다.
‘아침 바람, 찬바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거세지고 차가워질 것이다. 그래도 그 ‘아침 바람, 찬 바람’에 굴복하는 나약한 정신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맑은 정신’, ‘건강한 육체’에 행복과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말 사소한 것’이, ‘정말 소중하고’, 우리 사회를 끌어가는 초석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침 바람, 찬 바람’은 ‘건강’이라는 최대의 목표를 위해 만나는 존재다. ‘건강’이 허락되지 않은 현실은 암흑 그 자체이다. ‘건강’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시간을 흘려보낸다. 결국, 몸의 이상 징후가 ‘아침 바람, 찬 바람’을 만나게 하는 출발점인 경우가 많다. ‘소중한 것’은 잘 지켜야 한다.
‘아침 바람, 찬 바람’이 두렵지 않는 삶의 향기가 필요한 시대다. ‘도전적이고, 타인을 배려하며, 조금 손해 보는’ 그런 ‘아침 바람, 찬 바람’이 엄청 많이 불어오는 미래를 맞이하고 싶다. 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이면, 폭포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작지만, 소중한, ‘아침 바람, 찬 바람’을 저축하다 보면, 꿈이 현실이 되는 밝은 미래가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