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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에도 감성공학이 필요하다



권경석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농업연구사>



‘감성공학’이라는 말이 있다. 제품 설계에 인간의 특성과 감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공학기술을 말한다. 기계적, 정량적인 느낌이 나는 ‘공학’과 ‘감성’이란 단어가 맞붙어 있으니 조금 이질적이지만, 감성공학은 1970년대부터 등장해 이미 많은 부분 우리 삶 속에 침투해 있다.




크게 사용자 인터페이스 실현 기술, 산업디자인 등 감성 디자인 기술, 마이크로 가공 기술, 가상현실 기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노크를 하면 내부를 보여주거나 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는 냉장고, 무거운 짐을 들고 트렁크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열리는 자동차, 시간과 주변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조명, 홍채에 따라 반응하는 스마트폰 등이 그 예이다.
 




한편, 축산업은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축산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가축의 성장과 생육 환경을 진단하고 적정 수준으로 유지·관리하는 시설을 의미한다. 생산의 전 주기적 과정을 지능화된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다시 말하면 생육, 환경, 경영 정보 등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가축의 생육 환경을 점검하고 적정 수준으로 관리함으로써 노동력 절감, 생산성 향상, 품질 제고 등을 달성하기 위해 운영되는 축사를 의미한다. 현재 계측 정보를 기반으로 자동화 설비의 편이성 증진 모델 개발과 보급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 또한, 가축의 생체정보를 활용하거나, 시설 에너지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모델 개발과 실증을 수행 중이다.




 
그렇다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감성공학이 어떻게 축산과 연결될 수 있을까? 현재의 스마트팜 연구 개발의 기본 목표이자 철학은 주로 자동화, 지능화를 통한 생산성 극대화로 볼 수 있다. 노동력 절감과 더불어 쉽고 편안하게, 농장관리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미 많은 농장 근로자가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감성공학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보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오감 센서 등을 활용한 축사 환경 계측과 조절 컨트롤러, 모니터링 시스템의 사용자 지향적인 인터페이스와 입·출력 시스템 개선, 축사 출입 시 주변 환경에 따라 근로자의 건강과 근로 복지를 고려한 웨어러블 장치, 혹은 가상현실 기법을 활용한 컨설팅, 교육 자료 활용 등이 그것이다.




 
인간뿐 아니라 가축 입장에서 바라보면, 감성공학의 개념의 적용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이미 생체정보 센서를 활용한 가축의 실시간 건강, 발정 모니터링 등이 수행되고 있으나, 인간 중심의 생산자적 입장에서만 데이터가 생성되고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축사 환경, 사양관리 방식 등에 따라 가축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 음성, 행동 등에서 관찰되는 감정 등을 정량적으로 계측하고 이를 모델로 제시하는 데서부터 기술 개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가축이 매일 접하는 각종 사양관리 장치의 디자인적 개선과 최적화도 가능하다. 궁극적으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동물복지의 실현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성공학의 개념이 과연 실제로 축산 스마트팜에 접목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어쩌면 시기상조의 문제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목은 근로복지, 동물복지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축산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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