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여럿이 함께여서’ 행복했다. 10월 24~26일의 제주도 수학여행은 더욱 ‘여럿이 함께여서’ 추억의 한 페이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다. 광주공항에서 출발하여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아이들은 이미 ‘여럿이 함께여서’ 즐거워 보였다. 학교에서는 왁자지껄하던 녀석들도 듬직하게 질서를 지켜주고, 이타적인 행동으로 웃음을 가져다주었다.
‘여럿이 함께여서’ 좋다. 숙소에 도착해서 방을 배정했다. 그리고 ‘여행의 첫날밤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보낼까?’를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녀석들 사이로 가로지르는 석양을 마음껏 감상했다.
늦은 식사를 위해 줄을 서고, 주위도 둘러보고, 웅성웅성 무엇이 그리 좋은지, 밝게 웃는 녀석들이, ‘여럿이 함께여서’ 좋다. ‘선생님, 이따가 야자타임 어때요? 콜?’을 외치는 귀여운 녀석들에게 나는 미소로 대답을 남긴다. 그래, 놀이도 ‘여럿이 함께여야’ 그 재미가 더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럿이 함께여서’ 힘이 됐다. 광주공항 출발, 제주공항 도착까지 아이들은 저마다 부모님께 문자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건강함을 소통한다. 이러한 소통은 ‘여럿이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전의 그것은 직접 만나거나 음성을 통한 것이라면, 이 시대는 이모티콘이나 문자를 통한 원활한 소통이다. ‘여럿이 함께’, 다양한 소통과 매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여럿이 함께여서’ 추억을 만들었다. 항상 단체 활동으로 체험학습을 떠나면 남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추억의 사진 한 장’이다. 그런데 이 ‘추억의 한 장’ 사진 촬영이 쉬운 일이 아니다. 유난하게도 사춘기 아이들은 ‘사진 찍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자신이 촬영하는 일명 ‘셀카’는 좋아한다. 그러나 단체로 ‘사진 한 컷’은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서 수학여행 OT에서도 중요한 관광지에서의 ‘사진 한 장’을 강조했다. 역시 ‘추억의 사진 한 장’은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여럿이 함께여서’ 만족할 만큼의 녀석들 사진을 담아올 수 있었다.
‘여럿이 함께여서’ 2박 3일의 짧은 수학여행 아쉽고 어딘지 모르게 서운하다, 이러한 서운함과 아쉬움 뒤에는 우리 아이들과 열정적으로 함께 ‘여럿이 함께’의 주인공으로 동행한 선생님의 노고가 있다. 남원시청 주차장에 도착해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며 부끄럽게 악수를 청하던 녀석들이 있기에 선생님은 힘이 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수학여행을 다시 떠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춘기 시절 중학교 2학년의 영글지 않은 수학여행의 추억은 영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시절, 홀로 떠난 여행이 아닌 순수하고 착한 친구, 선생님과 ‘여럿이 함께여서’ 행복하고 즐거웠기 때문일 것이다.
‘여럿이 함께’ 주변의 모든 것을 잠시 내려두고 발길 닿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눈에 담아둬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그들을 그냥 보내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아쉽고 후회가 밀려오지 않도록 결단해서 ‘좋은 사람’들과 가까운 곳이라도 달려가 보자. 여유가 생기고, 인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가 만들어질 것이다. ‘여럿이 함께’ 라면 더욱 행복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