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 농업연구사>
예로부터 귀중한 약재로 사용돼온 인삼, 현재는 천연물 신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금은 현대과학을 만나 항당뇨, 항암, 심장 강화, 혈압조절 효능 등이 증명되면서 암 치료 신약으로의 개발 가능성이 증명됐다. 이 외에도 피로 회복, 스트레스 경감, 방어 작용 강화, 기억력 증진, 협심증과 심근경색 예방, 난치성 빈혈 치료 효과 등의 효능도 밝혀졌다. 또한, 인삼은 독성을 없애주는 효능도 지니고 있다. 독성이 매우 강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의 독성을 약화시킨 실험 결과도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효능 덕분에 인삼은 건강보조식품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다. 수삼, 백삼에서부터 홍삼에 이르기까지 인삼의 제품은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다. 홍삼은 국내 건강식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나아가 홍삼은 여성, 어린이 등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는 제품 차별화, 다양화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상 식생활 속에서 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요리로도 변신하고 있다. 막걸리, 맥주와 같은 주류와 김치, 장아찌 등의 가공식품이 개발되었다. 더불어 인삼의 뿌리뿐만 아니라 줄기, 잎까지 채소처럼 이용 가능한 새싹삼의 형태도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식품 외에도 인삼의 대표 효능 성분인 진세노사이드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국내에서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시장에서 진세노사이드의 노화 방지, 피부재생 기능성을 이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진세노사이드를 이용한 다양한 의약품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중국은 진세노사이드에 대한 각종 규격을 제정했을 뿐 아니라 ‘Rg3’를 이용한 암 전이억제 신약을 개발했다. 일본에서는 인삼의 열매를 이용한 불임 치료제를 개발해 일반의약품으로 시판하였다.
최근에는 인삼의 새로운 효능 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 인삼 고유의 향기성분은 새로운 산업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파나센’은 인삼의 독특한 향을 내는 향기물질로 인체 보온 작용과 원기 회복, 면역력 강화 등의 효능을 제공한다. 요즘 매체에서 아재, 꽃중년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40~50대 남성의 미(美)가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중년 남성에게 아름다움에 건강을 더해 함께 어필할 수 있다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70년대 후반까지 세계 최대의 인삼 생산·수출국이었던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은 미국, 캐나다의 ‘승열 작용’ 마케팅 전략에 의해 점차 하락하였다. 게다가 고려인삼의 가격이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삼이 가공제품의 원료로 쓰이면서 점유율 1등의 타이틀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시장 또한 넓은 땅과 저렴한 생산비를 장점으로 한국 인삼 수출시장의 큰 위해요인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국내 내수 시장에서 반전의 희망을 찾았다. 엄격한 품질 관리와 제품의 다양화, 차별화된 기술로 높아진 소비 수준을 충족시켰다. 대한민국은 그간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정부 차원에서 인삼산업 진흥책을 마련하는 등 종주국 지위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개량형 해가림 시설과 기계화 등 생산효율을 증진시키고 품질 관리에 관한 규정 및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복잡한 유통방식의 개선, GAP·이력추적제 등으로 소비자의 신뢰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인삼 종주국이자 미래 인삼산업의 선도자로서의 재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추진하고자 한다. 천연 신약 개발의 원천이자 다양한 산업소재로 이용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인삼의 가치를 확장시키고자 한다. 천년을 이어온 고려인삼에 다가올 새로운 천년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