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동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장>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라는 속담이 있다. 달 주위에 하얀 고리처럼 보이는 달무리는 비를 동반하는 저기압이 접근해 올 때 많이 형성되는데 달무리가 보이는 날에는 비가 올 거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날씨와 관련된 속담을 보면 기상변화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과거 농경 사회의 영향으로 인해 적지 않은 속담들이 날씨를 예측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목별 일 년 농사는 정해진 프로그램과도 같다. 계절별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삼은 다년생 작물로 재배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과도 같은 일정을 잘 지켜줘야 한다. 또한 인삼은 햇빛과 온도 그리고 토양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작목에 비해 낮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정해진 시설과 재배법으로 경작돼 왔다.
그런데 최근 농사를 지을 때 날씨로 인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이상기상에 의한 것이다. 이상기상이란 기온·강수량 등의 기후 요소가 현저히 높거나 낮은 수치를 나타내는 현상으로 통계적으로 30년에 한 번 정도 나타난다. 이상기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대응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폭염과 같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이상기상을 극복하려면 적절한 안전장치 마련이 중요하다. 인삼의 안전장치는 표준인삼 경작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인삼 재배 전 예정지 관리부터 수확까지 적합한 환경조건을 시설과 재배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예를 보면, 토양 예정지 관리에서 적정 염류농도를 1ds/m 이하로 정하고 있다. 이는 염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해진 기준이다. 기온이 30℃ 이상 7일 이상 지속되면 염류는 토양 하부에서 상면으로 이동하여 축적하게 된다. 이때 1ds/m 이상 초과된 토양은 염류가 상면으로 축적되면 뿌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실뿌리가 탈락하고, 수분 흡수가 어려워져 피해를 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도한 시비로 1ds/m 이상 되는 포지(圃地)는 토양 수분함량을 15∼20% 정도 유지하여 염류가 토양 상면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시적 혹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이상기상을 예방하여 사전에 조치하기 위해서는 예측된 기상 정보를 빠르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측된 기상 정보는 각 도의 농업기술원 소속 인삼 연구소와 12개 인삼농협이 합동으로 인삼 농가에 실시간 맞춤형 통보(SNS 및 문자 메시지 전송 등) 시스템을 통해 각 농가에 제공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이상기상 정보의 전송 과정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제시한 농작물 재해예방 관리 기술 매뉴얼과 인삼 이상기상 피해 백서의 내용을 포함하여 인삼의 생육시기별 기상재해 및 피해 유발 기준도 함께 제시해 준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표준인삼경작법의 재배 방법을 개선·보완하여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현장감 있는 교육을 통해 농가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계절별로 이상기상 대응에 관한 기술을 농가 포장 중심으로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여 농가에서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임할 수 있도록 환기시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상기상을 사전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뿐 아니라 이상기상 발생 후 농가에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사후 조치 방법 또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상기상에 의해 직·간접적인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때, 이상기상을 미리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는 인삼의 이상기상 피해를 예방하는 첫 걸음이자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