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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脫線)



류정수 <시민감사 옴부즈만·공학박사>



마피아의 어원은 ‘아름다움’이나 ‘자랑’을 뜻하는 시칠리아섬의 단어로 시칠리아적인 것을 가리키는데 미국의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활동한 범죄조직을 부르는 호칭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는 해방 후 경제발전을 하면서 건설 분야에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집단이 있었다. 저수지 관련 공사를 하는 농업토목을 관리하는 집단과 철도에 관련된 공사를 감독하는 집단을 농토 마피아, 철도 마피아라고 빗대 불렀던 적이 있다.




 
문민정부나 참여정부에서는 이러한 집단 이기주의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패차단 및 경영 합리화를 위해 여러 조직의 통합과 분산을 시도했다. 그런데 통합과 분산은 어려운 작업이다. 조직이 활성화되고, 효율적으로 되기 위하여 어떤 것은 합치고 어느 것은 나누어야 하는지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합과 분산을 시행한 후에 그로 인한 갈등의 해소는 더욱 어렵다.




 
2005년 철도청이 폐지되고, 기차를 운행하고 관리하는 한국철도공사와 기차가 다닐 수 있도록 터널을 뚫고 교량을 설치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분리되됐다. 당시에 분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청렴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경쟁력도 생긴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에 강릉선 ktx가 탈선되면서 사고 원인으로 날씨 탓을 하더니 철도공사의 간부가 시설공단에서 잘못 만들어 넘겨줘서 생긴 일이라고 시설공단과 철도공사의 이원화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운행을 위해 시설을 이관하면 관리와 운영은 철도공사가 무조건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 잘못 만들었으면 이관을 받지 말아야 하고, 그대로 열차를 운행해서는 안 된다. 개통된 지가 1년이 다 되었는데 이제 와 시설공단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책임자의 자세가 아니다.






시민이 걱정하는 것은 안전이다. 세월호 사고의 경우에 국가가 설계변경이나 과적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또한 사고 발생 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그들을 구출해 내지 못한 점도 책임이 크다.




 
이번 강릉선 열차 탈선은 인명 피해가 없어서 천만다행이지만 국가의 대동맥 중 하나인 ktx가 탈선했다는 것은 실로 충격적이다. 한마디로 말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를 해상 교통사고나 유병언 일가의 비리로 사건을 무마했듯이 ktx의 탈선을 사장 한 사람이 그만두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는다면 사고는 또 다시 일어나게 돼 있다.
 




농축산물의 안전 점검을 관련 퇴직 공무원들이 하고, 각 건물의 소방 안전 점검을 소방 관련 퇴직자들이 하고, 노후화된 선박을 불법으로 개조하거나 과적 점검을 관련 퇴직자들이 한다면 사고는 계속해 일어나게 돼 있다.
 


 
사고는 자연적 재해인 천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재로 일어나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시스템의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이러한 잘못된 체계는 국민에게 막대한 정신적, 물질적, 인적 손실을 초래케 한다.




 
ktx의 탈선을 세월호와 비교하는 것이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번 정부가 하는 일들이 상당히 국민을 불안케 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스템을 바꾸려면 측근이나 보은, 코드 인사와 같은 낙하산 형태로는 불가능하다. 방향성이 맞으면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찾아 조직의 인적 쇄신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한 제도의 개선이나 개혁으로 바른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평범한 시민은 진보이든 보수이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누가 더 수구적이고 누가 더 혁신적인가를 지켜보고, 단지 더 혁신하는 자를 선택한다. 재난이 발생하기 전, 여러 징후를 나타낼 때 이를 미리 깨닫고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위기는 기회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열차가 탈선하지 않도록 시스템의 대변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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