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연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농업연구사>
요리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고급 요리를 쉽게 조리해 먹는 간편식 출시가 늘면서 연말 모임도 이제는 집에서 치르는 분위기이다. 떠들썩한 성탄절 모임과 송년회 대신 조용히 실속 있고 의미 있는 만남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런 홈파티 상차림에 직접 만든 치즈나 국내산 치즈를 활용해보면 어떨까?
국내산 자연치즈는 와인과 잘 어울린다. 숙성도에 따라 풍미와 맛이 다양한 치즈는 특히 와인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치즈의 진한 풍미가 와인의 떫은맛을 줄여주고, 와인의 달콤한 과일 맛은 치즈의 느끼한 맛을 줄여준다. 모차렐라, 리코타 등 신선치즈는 치즈의 기분 좋은 신맛과 신선한 우유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스파클링 와인이나 산뜻한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 고다, 체다 등 숙성치즈는 치즈의 진하고 부드러운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달콤하거나 단맛이 거의 없는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린다.
치즈는 간식으로도 좋다. 구워 먹는 할루미 치즈는 약한 불에 살짝 구우면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버섯,과일,채소와 잘 어울려 영양식 요리로 즐길 수 있다.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스트링, 모차렐라 치즈는 어린이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치즈 스틱, 피자 등 간식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우유 10kg으로 만들어지는 치즈의 양은 겨우 1kg 정도로, 영양의 보고로 잘 알려진 우유의 농축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칼슘의 좋은 공급원인 치즈는 종류에 따라 100g당 500~800mg의 칼슘을 함유하고 있다. 이는 성인의 하루 칼슘 권장량이 700mg인 것을 고려하면 꽤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에는 소규모 유가공장이나 공방을 운영하며 발효유와 치즈 등 유제품 생산·판매하는 목장형 유가공 농가가 약 70곳에 이른다. 유가공 농가에서 생산한 치즈는 여러 목장에서 원유를 모으는 별도의 집유과정을 거치지 않고, 당일 생산한 우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지역특산물 등을 첨가해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여유가 있다면 직접 치즈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먼저 ‘요거트 치즈(Yogurt cheese)’라고 불리는 치즈는 가정용 요구르트 제조기를 활용하여 시판 우유 1리터에 발효 요구르트 1개를 넣고 배양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구르트를 면 보자기에 넣고 매달아 하루에서 이틀 정도 냉장고에 두면 유청이 빠져 치즈 형태로 만들어진다. 우유에 레몬즙이나 식초, 구연산과 같은 유기산을 첨가해 치즈를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즈는 ‘퀘소블랑코 치즈’라고 한다. 우유를 냄비에 담고 중간 불로 가열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유기산을 천천히 넣으면서 저어준다. 산성 정도에 따라 응고되는 정도도 달라지니, 조금씩 첨가하면서 우유가 덩어리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권장한다. 응고되는 것이 보이면 첨가를 중지하고 뜨거운 내용물을 한 김 식힌 뒤, 면 보자기에 붓고 냉장고에서 유청을 제거해주면 된다. 이렇게 완성된 치즈는 빵에 발라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먹을 수 있고, 김밥이나 월남쌈 같은 다양한 요리에 넣어 활용할 수 있다.
최근 한 매체에서 단백질과 에너지 섭취를 위한 간식으로 ‘치즈 한 장’을 추천했다. 치즈를 먹음으로써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양뿐 아니라, 맛과 풍미, 분위기를 돋우는 치즈로 연말 상차림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