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은 한반도와 만주일대가 원산지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 주던 순수 토종 작물이다. 그래서 콩과 관련된 많은 설화나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아기장수 우투리’ 설화는 어느 산골마을에 날개가 달린 아기가 태어나 콩, 팥 등의 곡식을 가지고 바위 속에 들어가 새 나라를 세우고자 수련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콩, 팥과 같은 곡식은 하층 영웅을 지지하는 농민을 상징한다.
콩은 우리민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하고 친근한 식량자원임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속병이 나서 밥을 먹기 힘들었을 때, 어머니는 쌀에 콩가루를 넣어 콩죽을 끓여 주시며 “엄마가 지나간 자리와 콩이 지나간 자리는 부드러워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콩은 때로는 식량으로, 때로는 아픔을 달래는 약제로 사용돼 왔다.
최근 농촌지역에서 콩을 원료로 가공제품을 만드는 식량작물 6차산업경영체는 국산콩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판로개척의 한계로 분투 하고 있다.
제품의 질은 보장하지만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어두운 표정의 농가가 대부분이다. 판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유통 네트워크의 눈을 국내에서 세계로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가공품 판로를 세계시장으로 바꿔 본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그중에서 거대한 소비시장을 가진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면 수출 전망은 밝을 것이다. 미국은 다국적 기업에 의한 유전자조작(GMO) 식량작물이 많은 나라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한국의 비유전자(NON GMO) 원료곡으로 만든 가공제품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미국에 수출품목으로 선정하면 어떨지에 대해 고민했다.
2017년 “식량작물 가공제품 신시장 개척을 위한 수출유망품목 발굴 및 육성” 연구의 일환으로 미국 산호세지역 한인 200명(천주교 한국순교성인 산호세성당 및 한국마켓 등)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추진하였다.
조사결과, 제품 구매 시에 우선 고려사항은 원산지 31.1%, 맛 27.4% 순이었다. 속성별 컵떡볶이의 한계지불의사금액을 추정한 결과, 컵떡볶이 1개(120g)의 비용은 가격으로만 평가한 결과 2.0$였으며, 친환경, 무농약, 유기농 HACCP 인증유무 등 속성변수에 따른 가격은 최대 2.89$로 소비자의 지불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 식품업계 키워드인 건강한 음식, 유기농, 건강, 자연식품, 친환경, 소량판매 등 트랜드와도 일치하여 수출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대목이다.
미국 한인 소비자의 호평에 힘입어, 2018년에는 미국 산호세에서 실리콘밸리 코트라무역관과 손잡고 코스트코(COSTCO), 랜치 나인티나인(99 Ranch), 유통전문기업 뉴호리존(New Horizon)의 유통전문가에게 두유 제품을 평가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의 코스트코 전문가는 한국의 두유에 대해 어린이 이유식으로 해도 될 만큼 달지 않고 부드러운 목넘김이 좋으며, 비유전자(NON GMO)식품으로 건강이나 영양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앞으로도 식량작물 6차산업경영체가 활발하게 미국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전문유통업체 등에 대한 다양한 제품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용한 최신정보 연구 성과를 식량작물 6차산업경영체에 전달하여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세계시장 속에 우뚝 선 경영체가 되는 그날을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