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끔, 나는 왜 태어나서 이렇게 힘든 과정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지금 여기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인지? 운동은 해서 뭐 하려고? 얼마나 더 살겠다고 말야? 등등, 알 수 없는 질문들로 비생산적인 짜증에 짜증을 더하는 시간과 함께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말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에 대한 답이 궁금해졌다. 저마다의 기준이 있겠지만, 뭐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그곳에 생각이 멈추자,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그러다가 흥얼거린 노래가 있다, 그 노래는 바로 여행스케치(앨범 : 다 큰 애들 이야기, 1994, 9, 18.)의 ‘산다는 건’이다.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아기 엄마가 됐다면서
밤하늘의 별빛을 닮은 너의 눈빛
수줍던 소녀로 널 기억하는데
때로는 부부싸움도 해 보니 남편은 벌이가 괜찮니
자나 깨나 독신만 고집하던 니가
나보다 먼저 시집갔을 줄이야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지금도 떡볶일 좋아하니 요즘도 가끔씩 생각하니
자율학습 시간에 둘이 몰래 나와
사 먹다 선생님께 야단맞던 일
아직도 마음은 그대로인데 겉 보습이 많이 변했지
하지만 잃어버린 우리 옛 모습은
우리를 닮은 아이들의 몫인 걸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살 수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추억의 사진첩을 돌이켜봤다. 대학원 시절 ‘학교축제 행사’에 ‘여행스케치’가 초대됐다. 그리고 그들의 리허설부터 실제 공연까지 라이브로 즐겼던 교정이 떠오른다. 친구와 학습도서관에서 스터디를 하던 오전 내내 들려오던 ‘여행스케치’의 목소리에, 대운동장으로 발길을 옮기던 그 시절의 풋풋함이 새삼 그리워진다.
청아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다가오던 가사는‘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수는 없지만, 살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부분만 읽어보아도‘한 편의 시’다. 수많은 세월 속에서 얻은 깨달음의 결론은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다. 두렵기는 하지만 내일이 있다는 것, 그 ‘내일’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임을 말해 주고 있다.
비록 두렵기는 해도 살아가야 할 또 다른 이유는 ‘하지만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은, 우리를 닮은 아이들의 몫인 걸’에서 잠시 숨을 멈추게 하는 감동을 가져다준다. ‘우리를 닮은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 줘야 하는 것이 살아가야 하는 소중한 이유가 된다.
진지하고 뜬금없이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서 ‘선생님, 산다는 것을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중학교 2학년 입에서 나온 질문이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라니 말이다. 혹시, 왕따, 찐따, 가정폭력, 학교부적응, 학업성적문제, 이성교제 등등 그 짧은 순간 많은 단어들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때, 떠오른 나의 해답은 바로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이었다. 핸드폰으로 다운받은 음악을 녀석과 가사를 생각하며 들어보길 권했다. 처음에는 옛날 노래라며 듣지 않으려는 녀석이 음악에 빠져드는 건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리고 녀석은 가끔 ‘학교 노래방’에서 점심시간마다, 악에 악을 쓰며 불러대는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난 그래서 이 노래가 떠오르곤 한다. 대학원시절, 직장에 출근하며, 인생의 덧없음이나, 마음이 울적할 때,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저마다 좋아하는 ‘18번’이 있다. 그 노래들은 아마도 좋아하는 사람의 감정에 가장 근접한 ‘친근감’ 때문일 것이다. ‘산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그렇다고 계획도 꿈도 없이 살아가서는 안 된다.
오늘 저마다 좋아하는 노래를 소리 높여 불러보며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이야? 라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고 스스로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삶이 됐으면 한다.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며, 인생이다. 저마다 처한 자리에서 이 노래로 리듬을 타며, 지나간 시간들에 행복하고, 다가올 미래가 기대되는 하루하루이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