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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 없는 방울토마토 스마트 유통의 시작




이 현동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농업연구관>


 지난해 심은 토마토 모종이 스마트 온실 테스트베드에서 무럭무럭 자라서 빨간 열매를 탐스럽게 맺고 있는 모습을 보며 원예산물(園藝産物)의 꼭지 유무로 신선도를 판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대학원 시절, 방울토마토에 관한 실험을 수행한 적이 있었다. 농가에 가서 실험시료를 가져오며 농가들의 수확작업을 관찰하던 중, 농민들이 애써 방울토마토의 꼭지를 떨어뜨리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유를 물으니, 꼭지 있는 방울토마토를 소비자들이 더 선호 한다며 수확작업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수확작업이 힘들 뿐 아니라 꼭지가 다른 과일에 상처를 낼 수 있어 상품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 보였다.
 
  밀레니엄인 2000년, 이스라엘 볼카니 센터에 있는 수확후관리연구소에 연수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농산물 세척기, 선별기, 기능성 포장 등에 대한 강의와 산지처리시설 현장견학을 중심으로 과정이 구성돼 있었다. 연수 중 토마토 처리시설을 방문했을 때, 일반토마토와 방울토마토의 외관에서 차이를 발견했다.

 이스라엘 산지처리시설에서 포장되는 방울토마토는 꼭지가 없었다. 꼭지가 없어 동그란 방울토마토 포장에는 기존의 사탕 포장기를 계량해 적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꼭지 없는 방울토마토가 깨끗하게 세척되고 투명한 도시락 용기에 자동으로 포장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중국, 페루, 필리핀 연수생들도 모두 꼭지 없는 방울토마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꼭지를 모두 제거하면 신선도에 이상이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 강사님은 일반토마토는 꼭지가 커서 제거할 경우 수분 손실로 인한 신선도 저하가 발생하지만,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제거한 부분의 표면적이 매우 작아서 신선도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꼭지의 융단 같은 작은 털에 오염 미생물이 집중돼 있어, 꼭지를 제거하고 세척해 유통하는 것이 위생적이라는 설명을 함께 해줬다.
 
  대학원을 마치고 농진청에서 연구직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농업인들의 교육도 담당하게 됐다. 해외의 농산물유통 사례를 소개할 때 세척 농산물과 꼭지 없는 방울토마토 포장 사진을 보여드리면, 강의를 듣고 있는 농업인들은 ‘꼭지 없이 수확하는 것이 작업하기 편리하지만 시장에서는 꼭지 있는 방울토마토를 원한다’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필자는 대학원 때 시료를 가져오던 농가와 이스라엘의 산지처리시설의 방울토마토가 오버랩 되며, 살포시 한숨이 나왔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청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꼭지를 제거한 방울토마토의 상품성 유지율이 꼭지를 제거하지 않은 방울토마토에 비해서 60% 늘어난다.’고 발표한 것이다. 저장기간 중 품질 유지 지표인 당도와 과육경도를 측정해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더욱이 방울토마토 재배농가의 수확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유통기간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돼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연구라는 생각과 함께 나의 일인 것처럼 뿌듯했다.
 
  스마트 온실에서 재배된 방울토마토를 농업인은 편리하게 꼭지 없이 수확하고 선별.세척.포장해 위생적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유통이 성큼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을 테트스 베드 온실의 토마토를 보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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