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로 공화당과 민주당에 의해 양당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화당은 자유주의적인 입장을 표방하고, 민주당은 평등주의적 입장을 지지하는 편이다. 영국의 보수당이나 한국의 자유한국당은 미국의 공화당과 비슷한 색깔이고, 영국의 노동당이나 한국의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민주당과 비슷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 정당의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검토해보면 이런 분리가 모순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자유주의적 입장과 평등주의적 입장으로 나누다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원으로 주요 지지층이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보수로써 가난한 자 보다는 가진 자를 대변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고 여겼던 동부에서 승리했다. 미국 제일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함으로 미국 동부 지방 공장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아 대의원을 확보해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미국의 노동자를 대변하거나 영국의 노동당과 같이 사회주의적인 시각으로 노동자 복지정책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단지 팍스 아메리카나를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다. 필자는 그의 특이한 언행이나 돌발적 국정 운영이 한국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과의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북한과의 협상이 미국을 위해서 하는 것일지라도 북한에서 핵을 제거할 수 있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서 절대 필요한 일이므로 그 일을 위해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가려는 자세가 참으로 훌륭하다는 것이다. 아직 가시적 효과가 작고, 언제 서로 변하여 티격태격할지 몰라도 70년 가까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양국 정상이 서로를 인정하고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훌륭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방위비를 더 내라고 한다. 우리의 방위를 미국이 책임지고 있으니 우리 몫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어쩐지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소견일까?
미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 반미주의자가 됐고, 반미주의자는 좌파로, 좌파는 빨갱이로 몰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이분법적 사고에 의한 네 편, 아니면 내 편으로 나누는 자들이 활개를 치지만 그것은 민주주의를 뒷걸음치게 만드는 일일 뿐이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함으로써 우리의 국방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에는 이익이 되는 일이 없을까? 있다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계속해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겠다는 것은 우리에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약점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입으로는 동맹국이라고 하면서 한국을 우습게 여기는 패권주의에서 나오는 언행인지, 아니면 주한미군 철수를 유도하려는 것인지 그 속내를 모르겠다.
6.25 전쟁에 미국과 자유 우방이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렸던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나 보호무역주의를 보고 있노라면 남을 위하여 맹목적으로 자국을 희생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도 이제 새로운 계산을 해볼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주한미군으로 얼마만큼 이득이 나고, 미국은 얼마만큼 이득을 보고 있는지, 미군이 철수하면 힘의 균형이 깨지는지를 심사숙고할 때가 온 것 같다. 또한, 전쟁을 하지 않고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천문학적인 방위비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를 검토해 계속 오르는 방위비 분담금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