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해완 <시인, 김제시지평선축제제전위원회 사무국장>
바람만 안다
-양해완-
가랑비 내리는 어둔 밤
차창가에 비친 푸른빛 따라
가슴 안으로 흐르는 긴 그리움
방울방울 빗물 돼
그대 곁에 다시 가련만
마음 서러워 눈물이 난다
내 가는 곳 어디인지
뭉게 구름으로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어느 날 소낙비로 온 세상 적시면
그대 곁에 다시 가련만
그날이 언제일까
바람만 안다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부활의 아침처럼
하얀 비 내리면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
비로소 오래 오래 빛날 수 있을까
그날이 언제인지
바람만 안다
(해 설)
논리상으로는 바람을 눈으로 볼 수 없다. 바람의 실체는 아무도 모른다. 바람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떤 절대가치를 부여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읽는 이에 따라 자연이나 어머니가 될 수 있고 신앙상의 절대자가 될 수도 있다. 절대가치가 무너진 빈자리에 스스로가 영웅이 돼 살아가고 있는 현대에 이처럼 자기 내부에 절대 치를 지니고 산다는 것은 나름의 행복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