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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겨난다!



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오늘 아침도 순조롭게 출근 완료다. 습관처럼 나도 모르게 컴퓨터 시작 버튼을 누른다. 윈도우가 작동되고 창이 열리면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그리고 메신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삶의 일부분이 돼버린 디지털 세계와 마주한다.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카카오톡’이다. 친구목록 즐겨찾기에서 ‘버미 짝지’를 클릭한다. 그리고 간략하게 써 내려간다. ‘버미 짝지님, 오늘도 두 손으로 안전하게 출근 완료 했음당. 행복하고 즐겁고 많이 웃는 하루가 되길 소망합니당. 안녕 ^^ ㅠㅠ.’ 반복해서 읽어보니, ‘닭살’이다. 그 ‘닭살’이,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매일 아침 출근 후, 첫 작업이 ‘사랑하는 짝지’에게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마치는 일이다. ‘카카오톡’을 전송하고 나면, 개운한 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그 ‘가벼움’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기도 제목은 하루의 삶을 위해, 동료들을 위해, 제자들을 위해, 자주 만날 수 없는 가족을 위해, 거시적으로는 국가를 위한 감사다. ‘버미 짝지’ 역시 답변은 늘 ‘단답형’이다. ‘나둥’, ‘미퉁’ 이 짧은 답장 하나가 나를 웃게 만든다.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직장만 오면, 하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은 정말 빠르게 외면하고 만다. ‘10분’, ‘한 시간’, ‘오전’, ‘오후’, ‘하루’, ‘일주일’, ‘한 달’, ‘육 개월’, ‘일 년’ 이라는 개념도 없이 허무하게 ‘시간’이란 놈이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처소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함께할 것이다.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어디엔가 일을 할 수 있다는 아주 ‘소소한 사실’이 우리를 ‘감사함’으로 인도해 준다.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능력은 없지만, 주어진 일에 대한 깔끔한 결론이 도출됐을 때,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컴퓨터가 많은 일을 담당하게 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60대 이상의 노년층도 디지털 문화가 두렵지 않은 분위기다. 필자의 주변에서는 만날 수 있는 놀라운 장면이 있다. 전적으로 젊은 층이 즐기던 게임을 너끈하게 다운받아 ‘즐겜’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화가 단절되지 않는다는 그 자체가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세상이 좋아졌다. 피부로 와 닿는다. 너무나 다양하고 다양한 사람과 문화가 넘쳐 난다. 서울의 이태원이나 명동, 동대문, 대학로, 홍대, 신촌, 충무로, 광화문이 아니어도 다양한 그들과 삶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투브’나 ‘SNS’를 활용한 ‘개인 방송’이다. 인기 연예인이 아니어도 된다. 조건도 기준도 없다. 참신하고 미래지향적인 마인드와 스마트폰 정도면 개인 방송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저속하거나 얼굴을 찡그리게 하는 부적절한 방송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줄 수 없다. 그럼에도,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도전만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또한,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퇴근을 준비한다. ‘칼퇴근’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약속을 잡지 않으려 한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언제부터인가 소중하고 마음이 편하다. 음식도 ‘버미 짝지’가 만들어주는 것이 맛있다. 다시 ‘카카오톡’을 로그인한다. 그리고 간단하게 ‘힘든 일은 없었남, 진상은 없었남, 즐거운 하루였남, 저녁은 뭘 먹지? 외식할까?’를 전송한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없다. 그냥 막 걱정이 된다. 그래도 아무 일 없는 듯 태연하게 퇴근을 한다. 운전 중에는 일체 통화도 스마트폰도 손에 잡질 않는 것이 철칙이다.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감사하고 감사할 일은 너무나 많다. 감사할 줄 모르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늘 자만하지 말고 감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과 함께 하자. 불평불만이 그득한 직장과 조직에서 긍정적인 삶을 살아내도록 감사하고 감사하자.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사와 긍정적 마인드가 다가올 것이다. 인생을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길지 않은 것이 인생이다. 항상 감사하고 감사하자.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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