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로 접어들면서 한낮의 바람결이 꽤나 부드러워졌다. 봄볕만큼이나 부드럽고 기분이 좋다. 하지만 봄철 날씨는 안심할 수 없다.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다가도 기습적으로 추위가 찾아오고 우박까지 내리는 기상이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7~8일 사이 갑자기 영하권에 들어선 날씨로 인해 전국적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저온피해가 발생한 당시 최저기온을 기록한 지역이 영하 4도에 이를 정도였다. 불과 이틀 전까지는 10도에 가까울 정도로 온화했다. 당시 이상저온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과수농가였다. 6,121헥타르로 집계된 전체 피해면적의 80%이상이 배.사과 등 과수류에서 발생했다.
개화기를 맞아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린 과수는 꽃이 얼어붙었고 암술이 까맣게 변하며 말라 죽었다. 고사된 암술로 인해 제대로 된 수정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결국 결실을 맺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겨우 살아남은 꽃들이 착과를 했지만 생육부진과 함께 과수가 자연 낙과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설상가상 5월에는 기습적인 우박이 쏟아진 지역도 있었다. 성장 중인 어린 열매에 상처가 나고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과수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의 심정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 할 수 없을 만큼 참담했다.
최근 10년(2009∼2018)간 봄철 저온이 평균 10.7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급격한 기온 변화가 상시화 된 셈이다. 특히 주요 농작물이 생육을 시작하는 시기에 이상저온이 발생함에 따라 손실이 크다. 대체작물을 심을 수 없는 경우에는 한해 농사를 접어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10년(2009~2018)의 기상상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날씨는 이상저온과 서리가 발생한 2013~2014년의 같은 시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저온에 대한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과수농가에서는 송풍법, 살수법, 연소법 등 적정한 방법을 활용한다. 송풍법은 동상해방지용 방상팬(防霜fan)을 이용해 과수원 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다. 방상팬을 설치한 농가는 개화기 이후 기준으로 3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설정한다. 일출 이후 온도의 급변을 막기 위해 가동정지 온도는 설정온도보다 2도 정도 높게 해 준다.
살수법은 미세살수장치를 이용해 물을 흩뿌리는 것으로 장치를 통해 분출되는 미세한 물방울이 과수를 감싸는 막을 형성하면서 표면온도를 0도 부근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살수법을 이용할 경우에는 충분히 물의 양을 확보해야 한다. 기온이 영하 일 때 살수가 중단되면 과수 온도가 기온보다 낮아져 저온피해가 커진다.
연소법은 과수원 내에 톱밥이나 왕겨 등을 태워 기온을 올려주는 방법이다. 점화통은 10a당 20개 정도로 하고 과원 주위에 많이 배치하고 안쪽에는 드물게 놓아 과원 내부 온도가 고르게 오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연소법을 활용할 경우에는 산불 등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저온으로 중심화(어미꽃)가 피해를 입은 경우 측화(새끼꽃)에 인공수분을 해 결실량 확보에 나서야 한다. 열매솎기는 착과가 끝난 뒤에 하고 마무리 열매솎기는 기형과 등 장해가 확인되는 시기에 하도록 한다.
이상저온이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저온피해 예방시설 등을 갖추고 철저히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경영의 불안을 해소하고 소득안정에 도움을 주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리 준비가 돼 있으면 걱정할 일이 없다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