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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지가 변하면 상황이 바뀌는 논리



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 반태산작은도서관장>



요즈음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회자 되곤 한다. 진즉 이런 말들이 오고 가고 있으며 지금도 자주 이용되곤 한다. 내와 남이라는 말에 영어와 한자어를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낸 참, 말도 안 되는 조합어지만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내와 남은 한글이고 로는 로맨스고 불은 불륜(不倫)의 첫 글자이니 말이다.


자기 처지를 빗대어 상대방에 대한 진영논리의 대표적으로 조합한 단어이다. 그런데 이런 논리의 뒤안길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상황 논리가 다시 따르게 된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주장하던 것들이 상대의 진영논리에 변화되게 되면 다시 바뀐다는 것이다. 


사실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고 실제 정치적인 상황이 도래하면 변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대체적이다. 이와 같은 상황 논리가 사자성어 형태로 나타냈지만, 예전에도 존재했던 말이고 다른 사람의 상대진영을 깎아내리는 말의 어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논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곧 자신이 하면 괜찮은 일이고 남이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평가는 주장하는 진영 측의 논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몫이다. 즉 정치인이 주장하면 그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 몫이지 상대진영에 대한 비판의 대상은 아닌 것 같다. 


물론 해당하는 사실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 국회의원들이 장관후보자로 내정돼 청문회의 주도권을 가졌던 국회의원들이 도리어 청문 대상자가 되는 일이 있을 때 자신이 주 공격대상이었던 일이 정작 자신이 대상자가 돼 상대방으로부터 똑같이 당하는 일들이 참 많다.


기왕지사 나온 말이니 우리나라 인사청문회는 업무의 능력이나 장악력보다는 후보자 개인의 윤리와 도덕적인 면을 부각하다 보니 청문회의 본질 외적인 면으로 인해 많은 실망과 좌절을 맛보게 된다. 이 역시 자신들이 청문위원들의 잣대로 보면 문제가 있으니 정착 자신이 대상자가 되면 괜찮다는 식의 내로남불에 대한 극치를 이루는 것이 오늘의 정치 현실이다.


내가 하면 괜찮고 상대방이 하면 문제가 있고 하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는 자기합리화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같은 상황에 대하여 자기합리화를 시킨다면 다른 사람들 또한 이에 못지않게 대응 논리로 같은 합리화만 끌어낼 뿐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이렇듯 자기합리화에 열중하는 집단이나 사람들이 참 많다. 부끄러운 줄 알고 처신해야 함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뒤안길은 없었던 것처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꼬집는 경우가 있어 혀를 찰 뿐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맥락에는 이러한 상황 논리가 늘 나타나곤 한다.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있었던 잠깐의 헤프닝이지만 당락을 떠나서 소위 법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선거 일탈 행위를 보면 이러한 말들이 틀린 말이 아니다. 바로 남이 하면 문제가 있고 내가 하면 괜찮다는 식의 발상이 어느새 우리 사회에 은연히 자리 잡은 듯하다.


정치적인 역주행 언어라고는 하지만 경제나 사회, 문화가에도 이러한 사실들이 만연해 있다. 문제는 사회적인 이러한 일탈 현상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사회지도권에 있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반 서민들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편으로는 비웃음과 탄식 그리고 참 안 됐다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인식은 빠른 망각 속에 잊혀버린다. 그나마 언론이나 SNS 등에 기록이 남아있어 다시 살펴볼 뿐이다.


정치에서 여야가 바뀌고 재벌기업가의 오너들은 일탈 행위를 자기합리화로 변명하고 사회현상에서는 이름있는 자들의 일탈 행위를 자신의 그림자 뒤에 숨기는 등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병리적 현상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국가 간의 국제사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있는데 일본의 경우 자신들이 저지른 식민시대의 그릇된 현상에 대하여 반성은커녕 오히려 문명을 일깨워준 시대라고 하는 것을 보면 참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일본인의 민족 근성인 것 같다. 미국 또한 평화수호라는 국제경찰의 미명아래 주권국가에 대한 간섭이 도를 넘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면서 다른 나라의 행위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군사공격 또한 서슴지 않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처럼 상황인식의 잘못된 것들 때문에 문제를 이야기시키곤 한다. 차제에 우리 사회 역시 인식의 문제를 전환하여 오직 바르고 정직한 것들로만 상황인식의 대명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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