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컨벤션센터에서 감귤 황룡병(HLB) 학회가 열렸다.
학회장 주변 공원의 감귤나무를 보고 이곳이 감귤 학회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참석 인원은 600여 명으로, 미국과 중국에서 많이 인원이 참석했으며, 스페인과 멕시코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감귤에 발생하는 한 종류 병을 다루는 학회에 600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을 보고 황룡병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실감할 수 있었다.
황룡병은 세계적으로 감귤류에 가장 피해는 주는 병이다. 대부분의 감귤 재배 품종이 감수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된 감귤나무는 과실이 착색 되지 않고 녹색을 띠게 돼 맛과 상품성이 떨어진다. 미국은 2005년 플로리다 지역에서 최초로 황룡병이 발생했으며, 현재는 캘리포니아 지역까지 확산돼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현재 재배하는 감귤의 90% 이상이 황룡병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중국은 1880년 처음으로 감귤의 황화증상에 대한 문제를 발견했으나, 당시에는 생리장해 또는 바이러스병으로 간주하고 관리했다. 그러나 현재는 황룡병 매개충 방제를 위한 약제 살포와 감염주 제거, 생산자로 하여금 병에 감염되지 않은 묘목을 심도록 집중 관리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현재 황룡병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이미 황룡병이 발생했다. 매개충인 아시아감귤나무이(Acian citrus phyllid)가 있는 것으로 보아 황룡병 발생 위험이 아주 높은 상황이다. 스페인과 호주에서는 아직 매개충과 황룡병에 대한 보고가 없는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감귤을 재배하는 나라 가운데 운이 좋이 편이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지중해 연안에 많은 나라들이 감귤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황룡병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상황이며, 호주 또한 파푸아뉴기니로부터 병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염려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매개충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며 병 발생도 보고된 바가 없다. 그러나 제주도의 겨울철 평균 기온은 6.7℃이며, 하우스에서도 감귤이 재배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 황룡병이 연중 따뜻한 지역에서 피해가 심한 것을 고려할 때, 제주도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황룡병에 감염된 과일 또는 식물체가 유입된다면 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황룡병 피해를 막기 위한 여러 측면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내성 또는 저항성 품종 개발, 확산을 막기 위하여 전염능력이 있는 매개충 밀도 저하 방안, 병 치료를 위한 시도로서 감귤나무에 항생제 처리, 매개충의 생물학적 방제 방안 등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발생국에서는 건강한 나무로 교체할 수 있도록 무병 묘목을 양성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미 발생국이지만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는 나라에서는 엄격한 검역과 함께 묘목회사에서 거래하는 묘목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감귤의 황룡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역시 저항성 품종 재배에 있다. 발생국가의 전문가들은 미 발생국가에게 서둘러 저항성 품종 개발을 시작하도록 권하고 있다.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저항성 품종 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효율적으로 병 확산을 막는 방법은 재배자들의 관심이 아닐까 싶다.
농업인들은 감귤에 황룡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발견하면 전문가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 재배자 개개인이 자신의 감귤 밭을 지키는 것이다. 오래전에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서 만난 노교수의 말씀은 아직까지 내게 교훈으로 남아있다. “가장 효율적으로 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재배자의 눈이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