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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이 그리운 까닭



홍 성 근  <아이나라협동조합 이사장 / 전 동북초등학교 교장>




우리나라에서 60갑자를 넘기면 환갑이라고 해서 잔치를 했었던 것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한반도의 삶이 매우 척박했고 외침이 많아 기대수명보다 훨씬 더 적게 살았기 때문에 60갑자를 넘기면 축하를 받고 경로잔치를 열었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하는지 60세를 넘겼다고 해도 노인은커녕 그냥 장년 대접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예전에는 일반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60세가 넘으면 상노인으로 치부하여 열외 취급을 하곤 했다. 물론 상위 10%의 사람들이야 조선 시대의 양반으로서 60세가 넘어서도 관직에 나가서 정치를 아우르고 사회현상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직업 중 은퇴한다는 일반 직장의 나이를 보면 일반 공무원들은 만 60세, 교사가 62세로 돼 있다. 일반 회사 역시 권고 수준이 60세이기 때문에 이 나이에 접어들기 전에 명퇴하여 60세 이전에 노후시대에 접근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100세에 이르게 되자 사회적 합의에 따라 노인 나이를 65세로 늘리는 것이 대체적인 추세가 됐다.

 
교직만 정년이 62세로 돼있다고 해도 교육계에서 정년을 꽉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교사 은퇴 나이가 62세라고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을 놓고 볼 때 62세의 교사는 할아버지 교사가 되기 때문에 세대차이로 엄청난 괴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대졸자가 첫 직장에 입사하는 나이가 빠르면 27살 전후이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이라면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지금 군 복무 기간이 짧아져서 그나마 초입 나이가 낮아진다고 할 수 있다. 어쩌다 생활에 자신의 시간을 빼앗기면 30살 가까이 돼서 직업의 시작연령이 되는 것을 보면 현재 약 30여 년의 기간이 일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간이 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60세에 은퇴했다고 해서 쉼을 갖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아직도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 중에는 60대 후반은 물론이고 건강이 허락된다면 70세를 넘어서도 50대처럼 일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론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가 아닌 자영업종에 해당하는 것이 많겠지만 대부분 일하는 기쁨으로 인해 장수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연의 법칙은 사람의 생명에도 적용되는 법! 아무리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고 해도 젊음이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이고, 노인들의 내일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고 하질 않는가? 돌이켜 보면 인생의 뒤안길에 스쳐 지나가던 인생역정이 있다. 지금의 사회가 물질문명의 풍요와 과학의 발달로 편리해졌다고는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의 그리움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은 거기에는 인생의 맛과 멋 그리고 정이 듬뿍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잘 정리된 인생의 연도별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고 글로 남겼으며 머릿속 가슴으로 남긴 옛 시대의 흐름이 지금의 각박한 세상보다 더 정겨워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돌이켜보며 느끼는 사람과의 관계가 아닐까 한다. 빛바랜 사진첩에서 보이는 인생의 옛 시절을 보며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오늘의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 30여 년을 넘게 아이들과 함께 했었다. 아이들, 동료 교직원, 학부모와 지역사회 주민들... 이들과 함께 한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 그 시절에 있었던 기억의 한 토막을 생각하면서 오늘의 삶을 영위한다. 청년에서 장년에 이르러 중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행위에 대하여 울고 웃었던 그때 그 시절,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환상의 이면에는 짧지만 긴 인생의 세월 속에 희로애락을 느끼며 상황에 따라 생각나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지금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함께 했었던 동료 교사들이 그때 그 시절에는 얼마나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던가? 혹은,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함께 했던 동료 선배 교사들은 그때 그 시절 어떻게 공동체 교육의 현장에서 함께하며 희로애락을 몸으로 부딪치며 살았겠는가? 역사는 흘러가고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그래도 과거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보람된 나날을 함께 하면서 잊히지 않는 시간 속의 어느 한때가 자꾸만 그리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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