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은 각 도의 관찰사에게 명해 노농(老農)의 농사 경험과 지식을 모아 정리하도록 했다. 전국에서 수집한 수많은 경험담을 모아 정리한 책이 바로 ‘농사직설(農事直設)’이다. 이전에 중국에서 들여온 농사 서적은 기후와 토양 등을 중국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조선에 적용하기에는 문제점이 많았다.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농사법을 담은 ‘농사직설’이 널리 보급된 이후, 조선의 농업 생산성은 크게 향상됐다.
‘우리나라 가축은 어떤 사료를 얼마나 먹여 키우는 것이 좋을까?’ 이 물음의 답을 ‘한국가축사양표준’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고유의 사양표준으로 가축을 키워 품질을 확보하고 규격화된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가축사양표준’은 2002년 제정됐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두 번째, 세계적으로는 주요 축산 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등에 이어 자국의 사양표준을 갖은 국가가 됐다. 그리고 5년마다 개정을 거듭해 2017년 3차 개정판이 발간됐다.
한우는 우리나라의 고유 품종이다. 성장특성이 외국품종과 다른 특이성을 갖고 있어 그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특히 쇠고기 수입 자유화에 맞서 한우고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료비 절감과 근내지방 강화를 위해 비육우 위주의 사료급여 체계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는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이라는 자부심으로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한우 비육우의 성장단계별 유지와 증체에 필요한 에너지, 단백질과 비타민, 광물질의 요구량을 대사시험과 사양시험을 통해 산출하고 한우사양표준 사료배합비 작성 프로그램에 담아 보급하고 있다.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의 1차 개정연구는 거세우를 중심으로 2003~2007년에 수행됐고, 2008~2012년은 거세우 및 암소의 유지요구량, 3차 개정(2012~2017년)은 암소 육성우 성장단계 연구를 수행해 이를 반영했다.
특히 3차 개정판에는 암소 관련 연구결과를 대학과 사료회사, 축산원에서 추천한 영양사양 전공인 42명이 개정위원으로 참여했다. 각 분야별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한우의 실제 사양성적을 기초로 목표 증체량별 영양소요구량을 제시했다. 그리고 2018년에 현장 활용이 더 쉽도록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 간편판’을 발간했다. 이 책자는 영양소에 대한 설명과 도표 위주이며, 생산 목적과 성장 단계에 맞는 영양소요구량을 알려준다. 이번 간편판은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를 활용할 농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꼭 필요한 정보만 골라 소개했다.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는 현재 2022년 4차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한우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송아지 영양 대사각인이라는 개념이 도입됨에 따라 임신우와 어린 송아지에게 공급되는 영양소요구량과 영양수준을 다시 산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날로 향상되고 있는 한우의 성장능력을 감안해 영양소요구량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사료비 절감을 위해 개발한 ‘한우사양표준 섬유질배합사료(TMR) 배합프로그램’을 사료 공장과 개인 농장에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를 제조할 수 있어 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덜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사용한 농가는 육질 등급 상승과 육량 증가 등으로 소득까지 향상되고 있다.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연구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되겠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앞으로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과부족 없는 정밀 영양소 급여로 사료 이용성을 극대화 한다면 한우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