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소 젖은 누가 짜나? 로봇이 짜지!



최희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관>



1990년 네덜란드의 한 연구소 시험 농장에서 로봇이 소의 젖을 짜는데 성공했다. 2년 후인 1992년, 착유로봇이 일반 농장에 설치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전 세계 10여개 기업이 6만여 대의 착유로봇을 젖소농가에 설치했다. 


사실 젖소농가는 하루에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정해진 시간에 착유를 해야 한다. 부모가 돌아가셔도 착유는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매일매일 꼭 해야만 하는 힘든 작업이었지만 이제는 착유로봇이 주인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로봇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자동장치 또는 인간 형태의 기계라고 정의한다. 로봇(Robot)의 어원은 '노동', '노동자'라는 뜻의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기원한다. 1946년 미국의 조지데벌(George Devol)은 세계 최초로 명령어를 기억하고 재생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했으며, 이를 실용화해 1954년에 로봇팔을 개발했다. 오늘날에는 인공지능, 환경인식, 로봇 메카니즘 등 로봇의 3대 핵심기술을 결합해 여러 분야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로봇산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되면서 세계 각국은 로봇을 개발하고 활용하는데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과 음성.영상 인식 등을 중심으로 로봇 연구에 해마다 수천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고 일본은 로봇을 통한 신산업혁명 실현을 목표로 로봇혁명실현회의를 출범하고 로봇신전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도 세계 최대의 로봇 프로그램인 SPACE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고 제조, 의료, 농업, 헬스 등 산업용과 서비스용 로봇시장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의 로봇산업 육성정책이 말해주듯이 로봇은 이제 제조업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장치가 됐다.

 
  농업분야에도 여러 가지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사실 농업분야에서 로봇 활용은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 훨씬 더 난이도가 높다. 작업 대상이 균일하지 않고 규격화 돼 있지 않으며 이동 기능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기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농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주행 노면도 불규칙하거나 경사지이고 사용자는 노령층이 많고 자본능력도 여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분야 로봇 사용은 늘어나고 있다. 논에 잡초를 없애주는 제초로봇, 벼 이앙로봇, 영상인식기술을 활용한 과채류 접목로봇, 과일 수확로봇, 축사 청소로봇, 사료 급이로봇, 자율주행형 트랙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농업분야 로봇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농업용 로봇은 소의 젖을 짜는 착유로봇이다. 착유로봇은 움직이는 젖소의 젖꼭지(유두, 乳頭)를 인식해 세척작업을 하고 착유 컵은 로봇팔로 젖꼭지에 부착시켜 착유하는 어려운 공정이 포함돼 있다. 착유과정에서도 여러 종류의 센서로 우유 흐름을 감지해 착유 종료 시점을 알아내고 착유 중 유방염이나 우유 성분 등을 분석하고 사료 급여, 건강상태 감지 등 매우 복잡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착유로봇 개발은 일본에서 1972년도에 처음 시도했으나 지금은 네덜란드의 렐리(Lely)사, 스웨덴의 드라발(Delaval)사 등 2개 회사가 세계 착유로봇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도 착유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로봇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로봇 종합기술 경쟁력도 일본, 미국, 유럽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이러한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국산 착유로봇은 2018년도에 착유에 성공했으며, 올해 농가 시험을 거쳐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착유로봇 개발을 통해 낙농업이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고 동시에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앞으로 국산 착유로봇이 5,000여 국내 낙농가를 비롯해 전 세계 목장에 보급돼 착유를 하게 되는 모습을 떠올리며 또 한 번의 로봇한류의 꿈을 꾼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