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삶은 고대시대로부터 오래 살기 위한 염원이 있었다. 약 2000년 전에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추구했던 것이며, 고대 이집트의 발달된 문명에서도 파라오라고 칭하는 왕들의 무덤을 발굴해 보면 육신은 죽었지만 영생하리라고 믿어 영혼이 죽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미이라로 만들어 부활을 염두에 뒀던 사실을 역사적으로 알 수 있다. 즉, 인류는 고대부터 불가분하게 의학과 관련이 매우 깊었으며, 예나 지금이나 삶의 연장에 대한 인연의 끈은 종교를 비롯한 다양한 사실적 행위 때문에 의학이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았다.
서양 의술과 동양 의술의 근본은 사실상 같음에도 불구하고 처치 방법 등에 의해 나눠지고 서양 의술이 동양에 전파되면서 획기적인 의술로 평가돼왔고 지금도 이러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고 있다. 일단 외과적인 경우에는 서양 의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술의 가치가 비슷하면서도 처치 방법과 수단의 문제만 약간 다를 뿐이지 결국은 하나의 맥으로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는 약(藥)의 홍수 시대에 우리는 서양의약품을 맹신하면서도 동양의 민간요법이나 한의학에 대한 불가분의 관계를 깨닫고 새로운 의학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사실 인류는 오랜 기간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이론 하에 끊임없이 다양한 음식과 민간요법인 단방약(單方藥:한 가지 약재만으로 조제돼 병을 고치는 약)을 선택함으로써 경험을 쌓아왔다. 그 결과 먹으면 몸에 유익한 음식과 단방약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원시적인 식이요법과 구전됐던 단방약 요법이다.
그러나 매스컴과 인터넷을 통하여 얻어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습득한, 어쩌면 일반상식화가 되어 있는 식이요법과 단방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렇게 쉽게 습득한 정보나 지식은 경험과 검증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 아니어서, 최근에는 병원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다.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지금 우리나라는 식이요법의 음식과 각종 단방약의 천국이다. 특히 질보다는 생산량 위주로 생산되고 있는 각종 함량미달의 채소와 검증되지 않은 단방약 복용이 독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만병통치약으로 탈바꿈한 민들레(韓藥의 浦公笭), 오가피(五加皮), 개똥쑥(靑蒿), 쇠비름(馬齒), 겨우살이(桑寄生), 어성초(魚腥草), 헛개나무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이 많다.
음식과 단방약에도 약성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寒), 열(熱), 온(溫), 량(凉)의 사기(四氣)의 고유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한약에는 열체질(熱體質)과 냉체질(冷體質)로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열체질의 사람이 온열한 음식과 단방약을 복용하게 되면 역반응을 일으키게 되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반면에, 냉량한 체질의 사람이 한량한 음식과 단방약을 먹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열 체질에게는 차가운 음식과 단방약이, 한냉한 체질한테는 뜨거운 음식과 단방약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반듯이 음식과 단방약에 있어서 한(寒), 열(熱)을 경험이나 검증 하지 않고 복용했을 때 이로움보다 오히려 해로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따뜻한 음식과 단방약, 차가운 음식과 단방약을 알아보자.
뜨거운 음식과 단방약으로는 호박, 부추, 양파, 쪽파, 약쑥, 대추, 생강, 마늘, 고추, 찹쌀, 땅콩, 옥수수, 마, 꿀, 수수, 닭, 한우, 갈치, 조기, 미꾸라지, 꼬막 등이 있다. 고사리, 연근, 우영, 다시마, 미나리, 더덕, 팥, 콩, 보리, 메밀, 조, 여주, 참깨, 녹두, 돼지, 오리, 굴, 무, 배, 바지락, 울금, 수세미(苦瓜) 등은 차가운 음식과 단방약으로 분류된다.
예로부터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고 했다.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산야의 흔한 약재들은 사실은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통상적인 밥과 반찬으로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단방약이라고 하는 것들도 대부분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한 종류인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병치레에 시달릴 수 있고, 병에 시달리는 사람이라고 해도 각종 약재음식을 섭취할 경우 병마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현대사회는 정보만능의 시대다. 의약품 광고가 TV에 넘쳐나는 것은 물론이고 의약품 형태의 드링크와 생활의약품 등이 의사의 처방 없이 일상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사회다. 따라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강조하고 싶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한다. 생활의약품 등은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섭취해야 한다. 이를 과용하게 되면 어떠한 음식이나 약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하게 된다. 바로 내성이 생기면서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차제에 약(藥)도 되고 독(毒)이 될 수 있는 음식과 단방약(單方藥)의 정확한 의미를 깨닫고 바로잡아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일상의 삶을 유지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