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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현지 씨감자생산체계구축의 의미



권 순 종  <농촌진흥청 KOPIA 볼리비아센터 소장> 




볼리비아는 남위10도에서 22도에 걸쳐 안데스산맥 중앙에 위치하며, 아마존의 시발점과 아르헨티나의 대평원과도 맞닿아 있는 우리나라 면적의 10배가 넘는 큰 나라이다. 연간 강수량이 고원건조지역은  200mm에서 열대우림지역의 3400mm까지 다양하며, 해발 3000~4000m 안데스 고원지역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그 중에 원주민이 55%로 자존이 강한 나라이다.

 
이러한 지형과 기후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생물종의 다양성이 극히 풍부하여 식물만 하여도 19,516종으로 감자, 강낭콩, 옥수수, 목화, 호박, 담배, 고추, 잠두, 오까, 기노아, 땅콩, 따루위 등 여러 작물이 기원된 나라이다. 특히 감자의 원산지로, 볼리비아에서 확인된 감자의 야생종은 무려 61종이나 된다.

 
KOPIA 사업 현장점검을 위해 볼리비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농업 현장을 목격하곤 한다. 베니주 같은 곳은 한 필지가 약 50ha 정도인 농장에서 대형농기계로 콩을 파종하고 있었고, 산타크루즈 지역은 끝이 없는 사탕수수 밭과 수확물을 나르는 대형 트럭이 대형가공공장을 향하여 끝없이 늘어져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연간 강수량 200mm인 우유니 지역의 메마른 땅에서 끼누아를 재배하거나, 해발 4천m의 고원지역인 인디펜시아지역 급경사지에서 감자를 재배하며 살아가는 농민을 보며 우리 KOPIA가 볼리비아 농업을 위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할지 고민스러웠다.
 

아이러니하게도 볼리비아는 감자의 1인당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92kg이지만,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9톤/ha로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이다. 이렇듯 감자가 주식이며 감자의 원산지인 볼리비아가 감자를 수입해서 먹는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고원지대의 변동이 많은 날씨 때문에 가뭄과 서리 등 기후·환경적인 피해가 주된 원인이지만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피해도 심각하다. 무균씨감자 사용량과 생산량은 매우 상관관계가 크다. 그러나 볼리비아의 씨감자 사용량은 3%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실정이다.

 
그 동안 KOPIA 볼리비아 센터에서는 협력과제를 통해 조직배양실을 구축하고 상토살균기와 비닐하우스를 지원하여, 무균증식생산방법을 교육하여 지역사회 내 자체적으로 씨감자생산체계를 갖추게 하는데 역량을 집중시켰다. 또한 그 일환으로 KOPIA 센터 내 500m2 규모의 신형온실을 갖춰 소량의 기초종(基礎種)을 생산하며 교육용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INIAF 추키사키청에서 조직배양을 하고 그 지역 농민조합 3개소에서 자체 증식체계를 구축하여 지역 농민에게 보급할 수 있게 됐다. 씨감자 생산체계가 현지 농가에서 실현되면 씨감자생산단계는 7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되고 상업용 감자 생산량의 증가로 연결돼 농가의 지속적인 씨감자 사용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지 씨감자생산체계구축 사업은 지속가능하며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터전 마련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20세기에 독립한 나라로서 자립을 이룬 나라는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원조를 주는 나라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원조를 받는 나라의 입장에서 도와줘야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볼리비아 현지 씨감자생산체계구축 사업은 수혜국에서 수원국으로 전환한 우리나라의 KOPIA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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