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은 ‘욕설(辱說)’이라고도 한다. 한국학 지식 백과사전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욕’은 크게 봐서 대가리(머리)·주둥이(입) 등의 비속어 및 남녀의 성기며 성행위를 지칭하는 따위, 또는 개와 같은 짐승을 가리키는 따위, 쌍스런 표현이나 ‘뒤져라’, ‘꺼꾸러져라’ 따위의 사나운 표현으로 남을 흠집내고 욕보이는 말이라고 정의 돼 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자주 ‘패드립’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 ‘패드립’을 모르는 친구는 없을 정도다. 패드립은 ‘패륜’(또는 패밀리)와 ‘드립’의 합성어다. 즉, 가족구성원인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혹은 친지를 농담(특히 성적인)의 소재로 삼아 사용하는 모욕을 의미한다. ‘패드립’은 ‘패륜+애드립’의 합성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드립’이라는 표현은 ‘즉흥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다-애드립(ad-lib)’ 정도의 의미로 사용돼지고 있다. ‘패’는 부모를 욕되게 행동하는 ‘패륜’(悖倫) 또는 영어의 ‘패밀리’라는 단어에 기초한다.
이러한 ‘패드립’은 열풍 아닌 열풍으로 가족에 대한 사나운 표현으로 흠집을 잡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여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곤 한다. 특히, 청소년의 생활 중심인 학교현장은 일상적인 욕설을 아이들은 마치 자신들의 대화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주고받는다. 그러다가 한 친구의 입에서 ‘패드립’이 터져 나오면 상황은 반전된다. 금방 웃음기 넘치던 녀석들도 부모나 가족에 대한 ‘욕지거리’인 ‘패드립’에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향해 주먹을 날리거나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들을 양산해 낸다.
신이 나는 것은 아이들이다. 두 녀석이 얼굴을 붉히며, 서로를 향해 온갖 욕설을 날려대면, 주변에는 이미 구경꾼이 즐비하다. 그것도 교무실, 교장실 가까운 교실 복도에서 말이다. “거그, 뭣들 허냐? 맛있는 점심 먹고 그렇게 할 일이 없냐? 패드립에 욕지거리에, 거그, 거그, 운동장 한 바퀴 돌고 교무실로 오거라.” 조용하던 교무실 출입문이 열리고, 간결한 한 마디에 복도는 얼음이 된다. 아이들은 교실로 재빨리 자리를 잡고, 두 녀석은 어깨를 툭툭 치며, 운동장을 돌기 시작한다. <운동장 한 바퀴>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운동장 한 바퀴
민초 박여범
파르르 입술이 떨린다.
날카로운 턱, 툭 튀어나온 힘줄,
터질것 같은 손이 한 몸으로
부들부들, 레이저가 장난 아니다.
패드립이 문제다.
짧디짧은 쉬는 시간, 복도에서 화기애애하던 분위기,
엄마 욕 한 마디에 주먹이 휙휙,
매서운 소리를 내며, 복도는 시장이다.
무슨 구경거리라도 생긴 양,
개미 무리처럼 모여, 철부지 입에서 터져 울리는,
다양한 욕설의 구성구성, 딱딱 쿵짝이 맞아,
구수한 패드립 향연이 향기롭다.
그 누구도 의견을 제시할 수없는 정답,
카리스마 짱, 압도적인 분위기 조성의 캡틴,
운동장 한 바퀴 얼음 선생님, 간결하게 상황 종료다.
-거그, 거그, 운동장 한 바퀴 돌고 와,
-넵
-뭐하냐?
파아란 잔디가 싱그러운 운동장,
두 그림자가 어그적 어그적
그림을 완성해 가면,
얼음은 교무실 냉동실 어느 한 켠에 자리 잡고 ,
패드립, 얼음 땡 놀이는 내일을 기약한다.
운동장 바퀴 터널에는, 오늘도 녀석들의 똥똥한 표정에, 몸살을 앓는다.
-아프다, 야그들아, 너그들도 아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