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비지상파방송에서 스카이캐슬 드라마를 방영하여 28%를 웃도는 엄청난 시청률로 큰바람을 일으켰다. 대한민국 상위 0.1% 명문가 출신들이 SKY 캐슬 안에 모여 살며 사교육을 독점하여 또다시 0.1%를 차지하려는 처절한 욕망의 끝을 봤다. 서울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겠지 하며 호기심을 섞어 성실하게 시청했다. 가끔 과장된 전개를 보며 나를 반추했다.
드라마는 소득 격차에 따라 계층 간의 사이가 벌어지고, 기회의 차별과 갈등이 재생산되고 있는 우리 교육의 문제를 꼬집어 주고 있다. 교육은 계층 간의 간격을 좁히고 계층의 간의 이동을 쉽게 하려 하는 수단으로 필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교육을 이용하여 사회계층이 고착화돼가고 있다.
드라마를 보며 유료 채널이니 저소득층의 가정에서는 많이 시청하지 않았으면 했다. 만약 봤더라면 얼마나 괴리감을 느꼈을까? 다행히 ‘세상은 둥근데 피라미드라고 하는 거야’라며 피라미드를 바닥에 내팽개칠 때 드라마의 마지막 결말을 예상하며 위로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여파로 서울·경기지역 입시컨설팅학원은 특별점검대상으로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교육부가 드라마를 현실로 착각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연기자와 연출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얼마 전 201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 학생 사교육 참여율이 72.8%(방과후학교비용, EBS 교재비 포함)로 나타났다. 그중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참여율은 84.5%로 월평균 사교육비는 50.5만 원, 200만 원 미만 가구는 44.0%로 월평균 사교육비는 9.9만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목별로 보면 일반교과의 수학 43%, 영어 39%, 국어 18%, 사회·과학 11%이며 예체능의 체육 24%, 음악 18%, 미술 8% 등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도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은 여전하고, 사교육을 받는 목적으로 학교 수업 보충·심화 49%, 선행학습 21%, 진학 준비 17% 순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학교성적으로 많은 학생이 고민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교육열이 높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성적 줄 세우기와 SKY대학의 입학이 함수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소득분배에 따라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은 자녀 교육에 더 많은 사교육비를 투입하지만, 그렇지 않은 저소득층은 일찌감치 자녀 교육을 포기하게 되고 그 결과 대학 진학률이 하락할 수 있다. 고소득층의 사교육 참여를 제도적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숙고할 문제다.
2018년 학업성취도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의무교육 대상인 중학생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 학생(교육과정의 20% 미만을 이해하는 학생으로 수업 내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함)이 10% 이상이라는 것은 학교 교육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문제는 기초학력 미달은 대부분 저학력·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특단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때 맞춰 지난해 정부는 ‘계층이동 희망사다리’ 프로젝트를 발표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차상위, 한 부모 자녀 등을 대상으로 1,500명에서 5,000명까지 점진적으로 인원을 늘려가며 월 40만 원을 학원비나 문제집, 동아리 활동비, 간식비 등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기초생활수급가정의 학령기 대상(10세~24세)만으로도 370,972명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은 계층을 극복하는 궁극의 복지다. 따라서 이제 교육과 복지는 별도의 차원에서 다뤄져서는 안 되며, 갈등과 차별의 해결 요소로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전라북도에서는 학원바우처제도를 예체능에 한하여 2015년부터 실시 또는 계획 중인 자치단체가 8곳이 있다. 수강료의 50%는 지자체에서, 40%는 학원에서, 본인은 10%만을 부담하는 제도다. 아직은 자치단체의 지원금액이 많지 않지만, 개개인의 학생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것을 막는 데는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은 예체능 과목에만 지원하는 단점이 있다. 많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학교성적으로 고민하는 수학을 비롯한 보통교과 과목은 아직 지원대상이 아니다. 선행학습을 조장하는 학원의 지원사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복지부의 반대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 기초학력 부진인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은 언감생심이다. 학원의 평균 수익률이 20% 내외인 것에 비하여, 학원의 40% 부담은 큰 재능기부에 해당한다는 것을 복지부는 고려해 보길 바란다.
대한민국은 초·중등 의무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은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 국민 모두에게 차별 없이 교육의 기회균등을 제공하고, 국가발전의 인적자원 양성해야 하며,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과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기본적으로 보장해야만 한다.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를 막고 교육으로 ‘모두가 다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정책의 일환인 학원바우처제도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확대 정착시켜 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