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우리는 식중독을 걱정하게 된다. 한반도의 지형상 사계절이 뚜렷하여 봄과 가을의 온대기후와 여름철의 아열대성 기후로 인해 생활방식이 전혀 다르게 이뤄진다. 한편 겨울의 차가움은 북극권의 얼음이 녹으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남쪽으로 찬 공기가 밀고 들어와 최근 추운 겨울이 아이러니하게도 온난화 현상과 맞물리고 있다. 온난화가 돼 한반도는 뜨거워지고 있지만, 북극 또한 뜨거워지면서 얼음이 녹아 한랭전선을 아래로 밀어내면서 도리어 한반도는 추운 북극의 계절을 맛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여름은 아열대성으로 점점 변화하면서 국지적인 호우가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음식이 쉽게 부패하면서 일상의 먹거리에 항상 비상이 걸리는 계절이다. 냉장고의 발달로 안심하게 보관해서 먹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냉장고의 냉장실은 잠깐 음식의 보관을 유효하게 하는 것뿐이지 음식의 부패를 막을 수 없고 냉동실 역시 음식의 전이가 빨라 냉동실에 넣는 순간 음식의 기본가치를 상실하게 한다.
올해의 여름은 잠깐 빠르게 오는 것 같다. 벌써 일부 해수욕장은 개장 준비를 서두르고 휴양지엔 예약이 차 있다는 것을 보면 여름 휴가철이 곧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여름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바로 음식의 식중독일 것이다. 물론 식중독이란 음식이 부패하거나 다른 물질에 의해 독이 쌓이게 되어 사람이 섭취함으로써 균이 위장에 침투하여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늘 여름철만 되면 쉽게 부패하는 음식에 의해 건강을 염려하게 한다. 이와 함께 소나 돼지에 전염하는 광우병이나 조류에게 전염되는 AI 등의 병원균에 의해 건강을 담보할 수 없어서 살처분하거나 그렇지 않고 모르고 섭취했던 경우에는 100도에서 몇 분간을 끓여 섭취해야만 한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지금은 계절의 순환이 변화돼 봄과 가을이 각각 2개월 남짓해지고 여름철이 3개월을 넘어서며 겨울이 4~5개월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음식의 변화도 매우 다양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흔히 봄나물이라는 것도 이제는 잠깐 맛볼 수밖에 없는 계절 음식이 됐으며 지속 가능한 것으로 여름철과 겨울철의 음식섭취가 생활의 대세를 이루되 이를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체돼 가고 있다. 혼밥으로 불리는 음식의 대명사도 이제는 전체 가족이 둘러앉아 요리를 통해 먹는 즐거움도 차츰 잊혀져 가고 있다. 집에서의 조리가 이제는 집밖의 식당에서 즐겨 찾는 생활의 행태가 되다 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각종 식재료의 검수와 식품이 깜깜이로 전락하여 오로지 식당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을 믿고 먹는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한편으로는 공공성으로 식재료가 확립돼 집안에서 기후와 여건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버리기 아까워서 조리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기는 하다. 식당에서의 조리는 환경위생이 청결하고 맛이 있어야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건강 음식을 담보로 좀 더 효율적인 음식을 공급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어쩌면 여름철 음식 비상은 각 가정의 문제로 치부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 주부들은 예전처럼 식재료를 구매하여 한 끼 식사가 아닌 다량의 매끼니 식사를 할 수 있는 손이 큰 요리형태이기에 남은 음식의 보관이 매우 중요한 과제였고 앞에서 언급할 것처럼 냉장고가 만능의 음식 보관처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부들의 실수와 판단이 흐려지고 결국 여름철의 음식에 대한 인식전환이 늦어지면서 식중독 등을 양산하는 우려를 범하여 여름철 건강에 대하여 실기(失期)하고 만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 음식이라고 해서 남은 음식을 보관하는 것이 조금은 낫다고 하지만 이 또한 실내의 보온이 잘된 집안에서는 여름철 음식 보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상대적 비율로 보면 여름철 음식이 쉽게 부패해지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기온이 오를수록 음식 변화에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열대지역에 거주하는 민족들은 그만큼 음식이 부패하고 변하는 속도가 빠르므로 남은 음식을 잘 보관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염장이나 말리는 것이 바로 이러한 방식 중의 하나인데 현대는 편리한 과학 문명에 따라 신선 재료를 원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좀 더 발달된 냉장고 등에 힘입어 여름을 나고 있다.
한반도의 여름은 매우 습하고 뜨겁다. 동남아시아 적도 부근의 나라들은 뜨거운 열은 있지만, 습도가 덜해서 끈적거리지 않고 그늘만 들어가면 바람이 불어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는 뜨거우면서도 습도에 따른 기후환경이 다르므로 여름철 음식섭취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금년 여름에도 무적의 여름나기를 통해 건강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일 년 중 한 계절로 활기 넘치는 인생의 통과의례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