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은 우리나라의 문화와 예술의 끈을 이어주는 생활의 기반이다. 지금은 어린이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대중음악이 생활 속에 뿌리 깊게 자리를 잡고 있어 국악은 나이 드신 분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곱씹어보면 국악의 대중화는 마을공동체의 흥겨운 농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예전에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판소리와 고수 그리고 태평소 등으로 구분되는 사물놀이가 있고 여기에 궁중음악을 국악으로 표현하는 궁궐잔치에 등장하는 전문소리꾼과 국악인들이 있는 것을 본다.
지금은 가정에서 국악을 체험하는 경우가 드물고 동아리를 만들어 국악 체험마당에서 함께 즐기거나 아니면 볼거리로 행사장에서 마주치는 국악이 있어 대중음악에 기반을 둔 현대인들에게 잠깐의 액소더스를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되고 있다.
‘우리것이 좋은 것이여’ 하면서 국악을 비롯한 향토색 짙은 수많은 우리나라 문화의 가치를 보면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치지 못하는 어려움이 바로 국악이다. 우리나라 전체를 통해 각 시, 도마다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 관련 경연대회 등이 많이 있고 특히 전북에서는 국악 관련 최고의 대회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45년의 역사를 맞이하면서 많은 명창과 명인들을 배출하는 국악의 명실상부한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반적인 형태의 국악을 살펴보면 대중성이 취약하고 젊은 층에 어필해야 하는 경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국악의 꿈나무들은 지금 어느 곳에서 흥겨운 우리 가락의 대중화를 위해 배우고 익히면서 생활 국악으로 현대인들과 함께 하는 국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통국악은 물론이고 이를 잘 구현하면서 현대감각에 맞춘 퓨전국악 팀도 우리 주변에 찾아볼 수 있다.
이들로 인해 우리 사회 국악의 저변확대를 위한 여러 가지 창작국악과 생활 국악 등으로 변신하여 젊은 층을 포함한 대중기반에 다가서고 있다. 이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인생 직업 은퇴기에 접어든 사람들의 국악 사랑이 돋보인다.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은퇴세대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갖게 되는데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삶의 노후에 즐겁고 행복한 가치를 느끼게 한다.
노래를 통칭하는 것은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클래식과 대중가요, 그리고 국악의 판소리로 엮어간다. 이중 국악의 판소리는 내용이 정해져 있는 5마당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춘향가, 흥부가, 심청가, 적벽가, 수궁가 등이 있는데 이중 앞 3개는 사람의 관계를 설정한 판소리의 노래이고 뒤에 있는 2편은 중국과 우리의 전래이야기인 토끼의 간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이 판소리 5마당 역시 해학과 위트 그리고 사회상을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는 우리의 전통 음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간단하게 마무리되는 몇 소절의 대중음악이나 클래식 음악의 제목이 아닌 판소리 5마당은 전체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마치 서양음악의 오페라 형식으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만의 자랑이요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이야기 소재를 국악으로 다시 재탄생한 것도 우리 조상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슬기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설 국악극장이 전북에는 아직 없지만, 주말마다 한옥마을에서 펼치는 국악 상설무대를 가 보면 웃음과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흥미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직장인들의 퇴근 후와 한옥마을 관광객들이 어울리면서 흥겨운 우리 가락을 듣고 판소리의 해학을 들으면서 삶의 활력소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국악은 대규모의 공연장이 필요하지 않다. 작은 공간에서라도 마당놀이라고 해서 특별한 무대가 필요 없이도 우리 가락을 마주하면서 취해 볼 수 있다. 서양음악이나 대중음악은 갖추어진 공간에서 음향과 조명 그리고 각종 스텝이 함께 움직일 때 그 성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국악은 혼자서도 아니 사물놀이처럼 단 몇 명이 할 수 있고 무용이 가미된 춤과 함께 어울림의 흥겨운 소리를 들을 때 비로소 생활의 활력으로 정신과 신체를 재충전할 수 있다.
오늘도 흥겨운 우리 가락은 마을 단위 공동체에서 흘러나오며 주민자치센터의 어느 한쪽에서는 북소리와 장구 그리고 흥겨운 농악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제 보고 듣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나 자신이 직접 참여하여 국악의 아름다움이 가미된 흥겨운 노랫가락과 국악기를 직접 해 보는 것도 삶의 활력을 찾는 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