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규(전북음악협회 회장)
클래식음악이 사라지고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클래식음악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하지만, 음악 주류의 자리를 내주고 일부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작은 음악, 그리고 전문 음악가들이 더 이상 희망하지 않는 예술로 쇠퇴하고 있다.
80년대 전후로 클래식음악의 전문성과 다양성으로 대중가요에 앞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음악의 본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사실상 전라북도 내에 있는 대학 중 그래도 명목을 유지하면서 완편제의 모든 클래식 장르를 형식적으로나마 갖추고 있는 대학은 거의 없다. 국립대 의미의 전북대학만이 그 존재감만 유지하고 있지 나머지 전북에 있는 대학들은 더 이상 예비 전문음악인들을 양성할 수 있는 체계가 거의 무너졌다.
한마디로 클래식 음악을 전공으로 할 수 있는 초, 중, 고 학생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 물론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음악을 하고 싶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다가 요즈음 대중음악이 우리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본류 음악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중가수가 연예인으로 등극하면서 청소년들의 로망이 연예인 따라잡기의 일원이 되다 보니 대중가수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중음악이 최고의 음악 장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실제로 열린음악회를 따라가 보면 전체 1시간을 기준으로 대부분이 대중음악이고 클래식음악의 비중은 10여 분 안팎이 고작이다. 그만큼 대중음악의 중심 속에 클래식음악이 언저리로 자리 잡으면서 약간의 고풍스럽고 고급적인 분위기로만 승부하는 예술이 되고 말았다.
전북도내 및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음악 전문교육 단체를 보면 아직도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들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실용음악을 중심으로 음악교육이 변하고 있다.
시가지 중심 곳곳에 있는 대중음악을 가르치는 실용음악학원들의 수강생은 넘쳐나는데 비해 순수음악을 가르치는 학원들은 명목만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너도, 나도 연예인 열망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의 대중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순수음악이 자라나는 세대에 미치는 영향은 정신은 물론이고 미래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아주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생활의 기본요소이다. 나름대로 클래식음악을 부르고 연주할 줄 아는 생활로 고품위의 정신적 가치와 생활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니 말이다.
대중음악은 말 그대로 대중적인 감각으로 일상적인 노래와 악기를 연주하기 때문에 친근감은 있지만, 정신적 감성이나 미래에 대한 고품위는 느끼지 않는다. 즐기면서 기쁜 삶을 영위하는 수단으로 존재 가치가 있기에 클래식음악의 본류와는 약간 다른 장르의 음악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지금 전북지역의 클래식음악은 미래가 밝지 않다. 꿈나무들의 클래식음악의 장르별 선택도 문제이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음악의 장르가 통폐합되면서 서로의 장르 영역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르를 넘나들면서 그 중심이 바로 클래식음악이 아니라 대중음악이 본류로서 자리 잡고 있기에 우리 지역사회 클래식음악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클래식 계통의 음악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기주의와 우월성이 한때는 좋아 보였지만 지금은 비웃음으로 전락하여 버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전문음악단체들은 자기들만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단체 구성원들의 음악 관련 대학 출신을 고집한다.
아무리 클래식음악의 독창성과 자발성으로 우수한 음악 재능을 가졌어도 대학이라는 틀 안에서 구성원들을 판단하고 있어 도시권을 제외한 농어촌 지역에서는 이러한 순수음악 단체를 설립하고 활동하는 것은 구성원들을 인정하지 않는 서울 중심의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러한 순수 음악전문단체의 구성이 예총이라는 틀 안에서 구성되고 있을 때 다른 부류의 예총을 구성하는 협회는 대학이라는 학벌 위주가 아닌 활동의 창작물 위주로 회원을 구성하기 때문에 다양성이 존재하면서도 현장 문화예술 활동을 중심으로 엮어지기에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함께 하는 각종 문화협력과 관심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클래식음악 역시 지역사회 주변의 이러한 여론이 형성되면서 관심이 깊어지고 장르에 따라서 상호교류협력이 이루어질 때 순수음악 꿈나무들의 저변 확대와 장르별 이합집산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전북 클래식음악의 미래는 밝지 않다. 그렇지만 잠깐 몇 년 동안의 불찰과 자기만의 우월주의에서 벗어난다면 가능성의 지수는 더욱 올라간다. 10년 단위로 잠시 침체하였던 전북지역의 클래식음악을 되살리면서 예전의 빛났던 영광을 그날을 살리기 위해서는 순수음악을 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원부터 최고 학문의 구성원들인 대학교수들까지 새로운 마음과 성찰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각 대학과 연계되는 음악학과의 전문성을 홍보하면서 다른 장르의 음악에 대해서도 존중과 신뢰로 함께 한다면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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