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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심리(하)





조경천(군산 이곡교회 담임목사)



남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안에 열등감과는 달리 '자기 과시'를 본다. 이미 자신이 구축해놓은 이 영역에서 자기만 존중받아야 하고 자기를 통해서 일이 이루어져야 하면서 자기가 편한 방식으로 그가 내 영역에 들어와야 하는데 자기와 다른 생소한 그래서 불편한 것에 대하여 그것을 알려고 하지도 않고 미리 거부해버리거나 비판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으로 대화하도록 길들이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그 비판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내가 가진 것과 내가 아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추구하는 바의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해 누군가를 비판함으로 자기를 나타내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남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비판하는 것이 바로 자기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였음을 본다.

 

왜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가?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았고 자신이 가장 예민한 부분이기에 그가 그렇게 하는 것에 더 잘 알고, 더 잘 보이고, 더 잘 지적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 허물이었기 때문에 그 해결도 잘 알고 자기의 허물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여전히 그 문제 안에 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를 판단하고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보는 것이 다분히 나의 제한적이고 한정적인 것이 다인 줄 알고 그것으로 판단하고 심판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판단하고 비판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우리에겐 비판, 즉 한 사람을 정형화’ ‘박제시켜버릴 권리가 없다.

 

비판하는 마음은 기다리지 못하는 조바심의 마음이다. 비판하는 마음은 상대방의 변화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상대방의 조그만 변화를 보지 못하는 어두운 마음이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책망하는 것은 무조건 잘못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영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도 바로 이런 관점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우리가 그 사정을 알면 얼마나 알며 또한 나에 대하여서도 내가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내가 무의식중에 여러 가지 나만의 경험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그게 편하고 그게 익숙해지고 그렇게 판단하고 결정해왔던 방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내가 편하게 느끼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비난과 비방은 내 안에 평정이 깨졌다는 뜻이다. 내가 지쳤다는 뜻이다. 그래서 비방과 원망과 불평과 정죄로 나타난다.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다. 혹시 내 안에 있는 독이 든 항아리들이 있다면 이제 그 안에 나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정제된 언어로 채워지길 바라본다.

 

한편 비판의 심리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자들과 현장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어떤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다거나 여론형성에 필요한 생각을 들어야 하는 자리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묵묵부답이다.

 

전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비판이든 긍정의 이야기든 현안에 대해서는 전혀 의견제시를 하지 않는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우리는 무서운 사람이다. 침묵은 금이기에 그 사람들의 침묵에 대한 정도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비판의 심리를 보면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자신의 비판적 시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는가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있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 대하여 심리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에 앞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성찰의 의미가 비판의 심리를 사전에 앞세울 때는 건전한 사고와 정직함이 우선되지 않을 때는 사실상 양심의 심리에 의해 불가능한 비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각 이해집단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상대에 대한 비판이 줄을 세우고 있다. 최근 국회청문회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비판이 언론에 보도되고 큰 잘못을 저질러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치는 현실에서 이 비판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비판대상으로 지목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비판의 심리! 종교적 관점에서 다른 사람의 티끌을 보기 전에 내 눈에 있는 들보를 먼저 보라는 말이 있듯이 비판적 시각이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진 당사자부터 심리와 행위의 근본이 깨끗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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