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택(전주무용협회 회장, 전 도립국악원 교수)
우리 사회에 많은 예술 장르가 있지만 춤은 종합예술의 장르로 인간 본연의 몸짓이다. 이를 한자어로 표현하는 고급언어가 무용(舞踊)이다. 한자어의 뜻은 도약한다는 것과 춤을 춘다는 합성어이다. 즉 도약하는 몸짓으로 춤을 추는 것이 바로 무용이라는 것이다.
춤의 기원이나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역사에서 잘 나타난다. 한반도에서는 제천의식을 위해 종합예술 형태의 춤에 대한 기록이 있다. 또한, 선사시대 벽화에 그려진 것들을 보면 하늘에 비를 내려달라고 하거나 자신들의 주변에 위기가 닥치면 이를 묘사하여 동굴벽화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였고 심지어는 무덤 속의 벽화에서도 춤의 형태가 나타나곤 한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춤의 역사는 세계적으로 고증되어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권역 역시 춤을 기반으로 하는 선사시대와 고대시대를 거쳐 지금도 유사한 춤의 행위가 마을 단위로 전래 내려오고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폴리네시아 섬나라 역시 고대문화 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춤의 형태가 지금도 지속하고 있고 일부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으로 이따금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자, 서쪽으로 가 볼까요?
고대 이집트를 기반으로 하는 고대문명에서는 무덤에서 발견된 조각품에서 장례, 의식행사와 행렬 등을 묘사할 때 춤의 형태가 나타난다. 이 또한 나일강을 배경으로 한 농경문화 축제에서 식물의 신 오시리스를 경배하거나 찬양하기 위해 춤을 추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중세의 서양에서는 종교적인 시대의 흐름이 매우 강하여 춤을 억압하고 거부했다.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이 외설스럽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춤꾼들은 마을 단위로 돌아다니면서 명맥을 유지했고 특히 14세기경 유럽이 흑사병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에는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떼를 지어 춤을 추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직접 표현한 춤이 중세 춤의 특징이 되었다.
이후 유럽은 춤이 궁중문화로 정착되게 되는 데 1700년대에 프랑스를 시작으로 발레라는 춤의 형식이 무용의 주류를 이루게 된다, 루이 14세가 장려한 춤은 결국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발레의 시작이 된 것이다.
19세기 요정과 같은 신비스러운 상상의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최고의 춤 전성시대를 열었고 이후 대중들이 춤을 추는 사교춤이 등장하면서 절정을 이루게 된다. 사교춤 형식의 탱고나 지르박 같은 생활 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대규모 밴드에 맞춰 춤을 추는 문화이벤트가 성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재즈댄스와 탭댄스 등이 유행하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춤을 목도하면서 새로운 서양 춤의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된다.
한편 전통적인 춤의 형태 또한 우리 사회가 새로운 시각으로 춤의 형태를 분화하게 된다. 전통춤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국악과 결부된 춤은 한반도 역사가 이어온 2000년의 춤을 계승하는 한국무용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대표적인 살풀이춤에서부터 안무자에 의해 전통의 가락을 수반하는 춤의 형태가 예술의 가치를 높이며 생활 속에서 고급화된 공연예술의 춤의 형태가 된다.
우리나라의 춤이 국악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기성화 된 춤을 양성하는 곳이 권번이라고 하는 교육형태로 진화하게 된다. 권번은 일제 말기에 있었던 기생조합을 부르는 말이다. 사실 조선 시대의 기생제도는 관기로서 궁중의 약방이나 상방(尙房) 등에 소속되어서 약을 달이거나 바느질하는 일을 하다가 궁중의 연향(宴饗)이 있을 때는 노래나 춤을 추었다.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이들이 춤을 계승했던 문화의 통로였다.
현대는 춤의 갈래를 인위적으로 분류했다. 글로벌시대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춤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세계 춤과 당당하게 무대에 등장하기 위한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춤꾼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미 발레리나 강수진은 세계적인 발레 스타로 등극하였고 지금도 춤의 전문가들이 세계의 춤 대열에 나란히 서고 있다.
지금 일반적인 춤의 갈래는 전통무용과 현대무용 그리고 발레와 세계민속무용, 재즈힙합등으로 분류하여 전문가 춤꾼을 양성한다. 이들은 공연을 통한 예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들이고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춤은 즐기는 춤으로 우리가 모두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춤이다. 고급언어로 표현하는 무용을 넘어 순수 우리말인 춤을 다시 한번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즐거움 속에 시대의 아픔을 동시에 표현하는 양면성의 문화예술로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스포츠 세계의 경기에서 볼 수 있는 예술감각 역시 춤을 빼놓을 수 없기에 “ 한번 댕겨보실래요? ” 하는 사교춤의 현장에서 순수한 힐링을 체감할 수 있는 춤을 한번 추어 보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