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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의 대중성을 위하여 ②



이 석 규
-전북음악협회 회장
-2019 전북창작음악대전 주관



전편에 이어 클래식음악의 대중성을 논하고자 한다. 작금의 한국 클래식음악은 사실상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기득권을 가진 전문음악가들이자 교수들이 자기 영역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클래식음악에 대한 대중성 확보를 위해 조직된 한국음악협회는 반드시 음악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아무리 자의적인 발상으로 실력이 있고 뛰어난 인재로 별도의 개인 교습을 받았을지라도 음악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으면 회원가입 자체를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결국, 시골지역의 작은 소도시에서는 이러한 전문음악인들의 부족으로 인한 음악협회 조직을 위하여 자체 규정으로 음악 활동 3년 또는 5년의 증빙이 되면 준회원이나 일반회원 또는 정회원으로 가입시켜 활동하도록 한다.


유달리 한국예총을 구성하는 10개 협회에서 대학 졸업을 협회의 가입조건으로 삼는 곳은 음악협회가 유일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전문적인 음악 집단의 활로가 쟁점 사항으로 인식됐다.


학교라는 공교육에서의 음악학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이제 음악전문가들이 학교가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제도권 학교가 아닌 전문적인 음악학습을 개인이든 집단이든 할 수 있을 만큼의 음악교육 전문기관에서 배우고 익힌 소규모 전문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음악 집단의 기득권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막혀 상호교류와 협력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 매우 안타까운 현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클래식 음악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 라는 물음이 온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지만 클래식음악의 꿈나무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상이다. 모든 행위의 우선은 사람이 먼저이다. 사람이 음악의 도구를 활용하고 노래하면서 그 근본을 향유하게 되어 있지만 어찌한 일인지 이러한 음악을 함께 해야 할 꿈나무들이 점차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음악의 꿈을 펼치려는 학생들이 도시학교에서는 1개 반에 적어도 2∼3명 정도가 있었고 10개 반이라고 하면 약 20∼30여 명의 예능 꿈나무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인구수도 줄고 이러한 전문음악인이 되겠다고 나서는 재능있는 학생들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클래식음악과는 좀 다르지만 비슷하게 여겨지는 대중음악이 클래식음악의 성향을 가진 세미클래식으로 접근하면서 이 대중음악이 고도의 예술성과 전문성을 갖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내용이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예능인이나 예술인이 아닌 연예인 따라잡기가 되어 어려운 클래식음악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한편, 클래식음악을 현대음악으로 인식하여 새로운 음악의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 더 이상 어렵게 된 까닭도 있다. 서양음악의 표준을 고전음악에서 고전파와 낭만파를 거친 이후 20세기까지의 음악가 반열에서 모든 현대음악을 고전음악과 함께하다 보니 우리 귀에 익숙한 현대음악은 거의 들리지 않고 오로지 고전 시대의 음악가들이 2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대의 음악연주자들은 이들을 선호하면서 연주에 몰두한다.


지금도 불후의 명곡들로 연주되는 대부분의 음악은 쇼팽에서부터 익숙한 모차르트, 베토벤을 넘어 쇤베르크까지 그리고 한국의 윤이상까지를 한계선상으로 돌리고 이들의 작품들을 대부분 연주목록에 끼워서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클래식음악의 대중성은 고전 시대에서부터 현대 시대까지 아주 차원이 다른 대중음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고품위 음악이 되었지만 이를 대중적인 일반인들이 받아들이는데는 어려움이 있게 된 것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세계에 알리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음악회에 가보라. 그의 연주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고 귀에 와 닿지 않은 연주를 할 때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이 호응을 하겠는가? 결국은 선택받은 관객들만 자신들이 알 수 있는 귀의 언어로 인식하면서 즐길 뿐이다. 이 선택받은 사람들의 귀가 아닌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연주를 듣고 즐길 수 있는 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클래식음악의 대중화라고 생각한다.


전문음악인들이 전문적인 연주를 통해 들려주는 클래식음악이 관객들의 고품위 사양을 원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클래식음악의 보편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대중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예전의 영화(榮華)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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