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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잎(桑葉)과 오디(桑椹子)



박  우  복
-김제 혜민당 한약방 대표
-한의학 박사



예전에는 시골길을 가다 보면 뽕나무밭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양잠 농가가 줄면서 이제는 예전처럼 그리 흔하게 볼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뽕나무는 양잠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부분을 약용으로 쓸 수가 있어서 잎과 가지 그리고 열매와 뿌리껍질이 모두 한약재로 이용된다. 열매인 오디는 상심자(桑子)라고 부르는 약재로 몸을 보강하는 자양강장제이며 가지인 상지(桑枝)는 신경통이나 관절염의 훌륭한 치료제가 되고 잎인 상옆(桑葉)은 고혈압과 중풍의 예방 치료제이며 그 뿌리의 속껍질은 상백피(桑白皮)라 하여 기침의 좋은 치료제이다.


최근에 있었던 동물 실험에 의하면 뽕잎과 열매는 동맥경화증과 고지혈증의 예방과 치료에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으며 또한 뽕나무 뿌리껍질에 당뇨병에 효력이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음도 밝혀졌다. 특히 자연산 상황버섯은 거목으로 자란 뽕나무에 기생 되어 자라는 버섯을 항암 효과가 큰 것으로 약재로 애용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훌륭한 효능에 비해 그 진가를 아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상황버섯을 제외한 모든 것이 아마도 값도 싸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탓이리라. 대부분 사람은 일단 매스컴에서 무엇이 좋다고 소개하고 나면 자신의 몸에 어떤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거의 맹목적으로 가까운 열정을 가지고 그것을 먹어보고 싶어 한다. 때로는 나의 이 칼럼도 그런 역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반성이 따를 때가 있다.


먼저 이파리인 상옆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자. 누에가 제일 좋아하는 뽕잎은 연한 잎이므로 연한 잎을 골라 생식을 하든지 녹즙용으로 쓸 수 있다. 쓰고 떫은 맛이 없으므로 먹을 때 입맛에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 한의학의 약물학적 이론에 의하면 이 뽕잎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비롯해 두통, 안질, 폐 질환, 근골통, 관절염, 중풍 등이 좋아지고 거담, 해열 등의 효과가 있다. 봄철에 돋아난 어린 뽕나무의 잎은 나물감으로 무쳐 먹어도 꽤 맛이 있고, 일단 먹고 나면 식욕을 왕성하게 촉진시킨다. 봄철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등산이나 들놀이를 나갔다가 뽕잎을 발견하면 즉석에서 연하게 자라 생장점이 있는 잎을 따서 점심용 쌈으로 싸서 먹을 수 있는데 약간 뻣뻣한 느낌이 있기는 하겠지만 썩 좋은 영양식이 될 수 있다. 또한 가을철 서리맞은 잎을 채취해다가 건조해 두고 달여서 뽕잎 차로 마시면 매우 효과적이다.


초여름에 검게 익는 열매인 오디는 상심자(桑?子)라고 부르는데, 그 맛이 달콤하고 자양강장 성분을 함유한 약재로, 즙을 내먹으면 정신이 맑아진다. 특히 오디의 즙은 술독인 주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변비와 갈증도 없애 준다. 본초학적 문헌에 보면 오디는 오장과 관절 그리고 혈기를 이롭게 하며, 오래 복용하면 정신이 안정되고 총명하게 될 뿐 아니라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오디는 요즘 같으면 케이크에 넣어 먹거나 잼으로 만들어 둘 수도 있고, 술을 마실 줄 아는 사람들 같으면 담금주에 담가 약술로 마시기도 한다. 또 오디를 건조해서 가루를 내어 두고 복용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복용을 하든지 상심자의 자양강장 효과에는 변함이 없다.


이와 같이 뽕나무의 잎이나 오디는 굳이 질환 치유를 위해서보다는 평소에 자연스럽게 즐겨 식용해 두는 것이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때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은 욕심이 앞서 잎이나 줄기를 너무 진하게 달여서 조속한 효험을 보려고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설사와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뽕나무는 양잠을 위해 사람들이 밭에다 인공재배하고 있는 것보다는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산뽕나무가 더 효과적이다. 인공재배하고 있는 뽕나무는 무더기로 밭을 이루고 있어 곧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산뽕나무는 그 잎 모양이 비슷한 다른 식물들도 있으므로 잘 아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제대로 채취해 사용해야 한다.


끝으로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도 안심하고 응용해 볼 수 있는 민간요법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신경성 고혈압증이 있는 환자의 혈압이 불규칙하게 되는 것은 대부분 정신 불안에 그 원인이 있는데 이런 때는 뽕나무잎에 조구등(釣鉤藤)이라는 한약재를 각각 20g씩 섞어 달여서 차처럼 하루에 5~6회 정도 복용하면 혈압이 일정하게 되는 것을 흔히 본다.


신경염이 발생했을 때는 뽕나무잎을 달여서 수시로 복용하면 소염이뇨 작용 때문에 서서히 소멸된다. 여드름이나 종기가 생겼을 때는 뽕나무잎을 쪄서 볕에 말려 말린 뒤 분말 하여 하루에 두세 번씩 매번 6g을 꿀과 함께 타서 마시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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