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국악의 묘미





<김삼숙  -전주국악협회 회장>





국악이라고 말하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바로 음악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음악이라는 부류 속에 우리나라 음악을 국악이라고 부른다. 음악의 장르는 매우 다양하다. 그중 우리나라 국악의 대부분은 성악을 판소리라고 부르면서 반주는 고수가 담당한다. 그리고 가야금과 거문고 등의 현악기 국악이 있고 사물놀이 등으로 표현하는 여러 가지 악기로 편성된 국악연주가 있다.


또한, 궁중에서는 고품스러운 국악이라고 해서 종묘제례악이나 국왕이 참여하는 각종 축하잔치에 궁중국악단이 참여하여 연주함으로써 국악에 대한 고차원적인 음악의 본류가 우리나라 국악의 시작을 알린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악의 대부분은 서양음악과는 달라서 노래나 악기연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악이라는 장르 속에는 반드시 춤이 뒤따른다. 국악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것은 일반적인 무용과는 또 다른 장르의 국악에 대한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살풀이춤으로 시작되는 국악의 춤은 무용의 춤과는 그 궤를 달리하지만, 그 근본을 같을 수도 있다.


이처럼 국악이 우리나라 음악의 본류를 이루고 있지만, 현재의 국악을 대변하는 인간문화재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악 종사자들은 과거 기방문화의 국악과 연계되어 있었고 민간에서의 순수한 국악은 농악놀이 등으로 대변되면서 일반적인 마당놀이 형태의 국악이 되어 동네마다 농악단이 구성되어 국악의 현장감을 높이곤 했다.


그런데 구한말 서양음악과 대중음악이 전래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국악은 배우기가 매우 어렵고 대중성이 확보되기 어려울뿐더러 노래나 악기를 통한 국악의 연주가 서양음악처럼 악보가 없이 구전으로 전달되거나 혹은 어려운 기보로 되어 있어 이를 습득하여 비슷한 형태의 국악을 계승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국악은 일반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잊혀 갔으며 나이가 지극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어 국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린이들이나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겐 외면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그만큼 국악은 특정 분야에서 관심 있는 사람들의 대상이 되어 사회의 고품위 음악의 부류로 흘러갔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 불과 몇십 년 사이에 국악이 변화되기 시작한다.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국악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또 쉽게 만들어진 국악의 풍류들이 우리 사회에 전달되면서 국악에 대한 이미지를 변모시키고 있다.


우리것이라는 음악의 국악이 민족음악이라는 자존심으로 덧붙여지면서 이제는 서양음악과 결합한 퓨전국악이라는 장르가 생겨나고 청소년들 또한 국악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국악인들이 스타로 떠오르는 세상이 됐다.


이제 우리나라 국악은 새롭게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미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세계적인 음악의 흐름이 되었다. 서양음악과는 달리 리듬을 위주로 연주되는 것이기에 서양음악의 화음과 선율이 배치되는 상황에서 멋들어진 판소리의 한 가락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판소리는 이야기의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되어 있어 감칠맛 나는 이야기의 구조 속에 노랫가락이 생성되어 한 편의 드라마를 듣는 생동감에 국악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아직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이러한 국악의 묘미를 학교현장에서는 듣기 어려우므로 피아노 반주로 시작하는 노래가 익숙해 있어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국악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은 음악의 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예술문화의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각급 학교 음악 교과서의 배치가 이제는 국악과 서양음악의 비율이 엇비슷하여 나름대로 존재감을 부여하고 있기에 나이 들어 관심을 보인다는 국악이 아닌 청소년 국악의 활성화가 대중음악과 함께 깊이 우리 사회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국악의 묘미가 단순한 우리 음악이라는 것이 아닌 장르의 대중성과 다양화 그리고 어느 곳에서든지 노래한 곡 부르는 대중음악이나 클래식음악과 함께 판소리의 멋들어진 한 장면을 불러보는 것도 새로운 의미의 국악에 대한 묘미일 것이다.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국악이 아닌 모든 사람이 더불어 할 수 있는 국악의 본바탕이 되어 그 묘미를 느껴보는 것도 현대인들이 삶을 영위해 가면서 최고의 자부심을 가지는 우리 사회 정신문화의 본류가 될 것이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