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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집행의 형평성



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반태산작은도서관장>





최근 검찰수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수사 기간도 길고 또 해당 수사의 내용이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정치권들의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 피의사실 공표죄(被疑事實公表罪)는 형법 126조에 따라 검찰·경찰 기타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사람이나 감독. 보조하는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공표하는 죄이다. 형법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된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한 것으로 수사 중 이거나 입증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부당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법은 집행하는 사람들의 편의에 따라 적용된다고 할 수 있을까? 수사하는 사람들이 같은 업종의 동료 검찰이나 경찰을 피의사실공표죄로 처벌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고 이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 됐다고 하니 법의 구현이 무색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약 두 달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언론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 머리기사로 보도되거나 해설 및 평가 기사로 도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실체적 진실을 위한 검찰의 심층적이고 집중적인 수사 의도에 따라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고 범죄행위가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기소하여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질서일 것이다.


그 누구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 앞에 우월한 사람이나 집단이 있을 수 없어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어 재판받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때는 나라의 통치자로 군림하면서 최고의 권력을 누렸지만 비리 등의 범죄행위로 처벌을 받는 것은 바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귀결일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보면 당연히 범죄행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사와 기소는 당연할 것도 같은데 한편으로는 유독 길게 느껴지는 수사와 언론 보도가 일상의 국민에게는 처음에는 조국장관 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로 된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검찰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서서히 국민여론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최고 엘리트집단의 수재들이 모인 검찰조직에서 거의 두 달 동안 조국일가에 대한 수사를 통해 아직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정작 조국 장관에 대한 범죄협의의 연관성을 밝혀 내지 못하자 가족들의 범죄사실을 마치 진실인 양 들춰내고 이를 일부 언론이 보도하면서 이제 누가 범죄혐의자이고 집단인지 헷갈리게 하는 것이다.


만약 위 형법의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 검사나 수사관이 관여해 있다는 이는 사문화된 형법 조항이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들은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나 피의자집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법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적용하거나 집행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법의 신뢰를 용인하지 않고 저항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도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법의 적용과 집행을 달리 해석하는 것을 보면 이들 또한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정치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정당과 다른 정책을 가진 정당을 경계하고 멀리하고 있어 상대정치 조직에 대한 범죄혐의가 있을 때 기를 쓰고 비난하면서 이 경우 수사기관에 대하여 더 세밀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한다.


그런데 수사기관의 조준이 당사자들에게 닥칠 때는 또 말이 달라진다. 정 반대의 입장에서 수사기관을 비난하고 피의사실 공표를 하지 말라고 하는 등 상대 정치조직에 했던 상황이 아닌 자신들의 정치조직에 대한 자가당착의 행위를 한다.


조국 장관의 수사가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수사기관은 해당 수사에 전념하더라고 이 수사가 끝나고 다른 사건을 수사한다고 하면 이에 동의할 수 없다.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는 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되면 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를 인지했을 경우 다른 수사팀을 동원해서더라도 바로 착수해야 한다.


지금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많은 국회의원이 소환 조사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은 단 한 명도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당장 강제수사를 통해서라도 해당 법 위반자들을 기소하고 재판에 넘겨 법에 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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