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성 필 <㈜엄지식품 연구주임>
인간 생존의 필수적인 것이 바로 음식이다. 이 음식이 물이든 아니면 곡물이나 과일이든 상관이 없다. 생물학적 본능으로 배를 채우는 것은 모든 살아 있는 생물들의 근본이 된다. 우리 속담에 ‘3일만 굶어보라. 담 넘지 않을 사람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배고픔은 인간본능의 정서를 일깨워 준다.
우리 사회가 예전에는 평균적으로 정말 가난에 힘들어 살았고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못해 심한 기근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곡물 위주의 먹을거리로 배를 채우다 보니 농사에 관한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이념의 최우선이 되다시피 했다.
가뭄이 지속하면 임금이 친히 나서서 기우제를 드리는 것이며 이로 인해 민심의 향배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되었다. 기우제 형식으로 한양 인근에서는 가뭄이 지속하자 선농단에 올라 기우제를 드리게 되었고 그 아래에서는 가마솥에 국을 끓였는데 이것이 기원이 되어 이후 끓였던 국의 명칭을 ‘선농탕’ 이라고 했던 것이 오늘날 ‘설렁탕’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경제적 부의 창출이 시작되면서 정말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먹거리 걱정은 없게 되었다. 먹거리를 염려하는 사람들도 나라에서는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혜택으로 먹는 것이 좀 부족할지라도 염려하는 것 자체는 일반적으로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제는 먹을거리에 대하여 음식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맛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고 음식의 종류별 영양을 체크해 보는 시대가 되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전부 맞는 답은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들은 대부분 몸에 좋지 않은 것으로 된다. 설탕이나 소금 및 각종 첨가제를 통해 맛의 유혹을 느끼다 보니 약간 인체에는 해로울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소량이나 미량으로 당장에 신체적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로울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고대시대부터 이러한 첨가제는 맛의 향 내음과 영양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설탕이나 소금 등을 생산하는 업자들은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기업의 대명사였다.
현대에는 건장 위주의 먹거리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약간은 첨가제가 덜 들어가거나 천연첨가제를 위주로 식음료를 구성하다 보니 한편에서는 맛이 조금 떨어진다고 한다. 와일드푸드의 대명사는 사실상 거친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이 거친 음식을 잘 다듬고 가공하여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드는데 전북권에서는 완주 고산에서의 와일드푸드 축제가 음식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사실 사람은 맛이 없는 음식을 싫어한다. 생물학적 본능이다. 누가 뭐라 해도 맛없는 음식은 먹는 것은 먹는 즐거움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 맛집 기행을 하고 이를 널리 알린다.
어느 식당에서 누군들 맛없는 음식을 내놓겠는가?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것도 정성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요즈음은 음식도 즉석에서 포장하여 이를 적당하게 요리하여 먹는 시대이다. 맛이 있고 적당하고 편리한 음식문화를 호기로 볼 수 있는 시대이다.
일회성 식품의 영양가나 가격은 그렇다 치곤 맛이 현대인을 사로잡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예전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린다’라고 했다. 좋은 약이 입에 쓰듯 좋은 음식은 어떠한가?
지난 TV의 대장금에서 만한전석이 보였다. 물론 시대에 맞지 않았지만, 만주족의 요리와 한족의 요리를 두루 갖춘 음식으로 100가지 이상의 요리를 사흘에 걸쳐 먹는 청나라 황실 음식이다. 일반인은 꿈 또 꾸지 못할 음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처럼 TV 드라마를 통해 음식의 사례를 엿볼 수 있었다.
사람이 음식을 대할 때 밥 이외의 찬이 가장 적당한 것으로 5찬이라고 한다. 이상의 찬은 볼거리로 충분하되 5찬의 적당한 음식이 우리 몸에 가장 알맞다는 것이다. 1식 3찬의 시대도 있었고 과거에는 밥 한 공기에 간장 한 종 지로 찬을 했던 기근의 시대도 있었다.
이제 화려한 음식이 매일 우리 식탁에 오른다.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의 차이를 느낄 때쯤이면 포만감을 느낀다. 선호하는 음식이 아닐지라도 맛의 유무에 따라 한 번쯤은 음식의 맛을 맛있게 생각해 보는 것도 현자(賢者)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