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성 택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전주시음악협회 회장>
전주는 천년을 이어온 역사적인 도시이다. 그만큼 문화의 찬란함이 경주에 버금갈 정도의 도시이다. 경주는 신라 천 년의 수도로서 그 역할을 다했지만, 전주는 왕도의 도읍지가 아닌 일반도시로서 최고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여기에 전라도 지방과 제주도를 관할하는 정치 행정의 중심지와 조선 시대에는 전주이씨의 왕조 발상지로 최고의 권위를 누렸던 곳이기도 하다. 이전 후백제의 도읍지로 알려졌지만 역사의 간극만 있을 뿐 이렇다 할 유물이나 유적 발굴이 어려워 문헌에만 존재할 따름이다.
따라서 전주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주의 근원을 알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전주 남고산성이나 물왕멀등의 지명을 토대로 견훤왕이 세운 후백제의 도량을 한번 살펴보고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 다시 한번 전주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때이다.
중세와 근대를 거쳐 전주는 가장 안전하고 외침이 없으며 자연재해의 빈도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에서도 전주(全州)의 전(全)이 온전하다는 뜻을 가진 것을 보면 그만큼 안전한 지역에 속하는 곳으로 일찍이 우리 선조들이 알아서 내 고장 사랑의 일면을 가지지 않았을까 해 본다.
한편 전주는 맛과 멋의 고장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맛 하면 전북의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엄지척을 할 만큼 맛있는 먹거리가 주변에 많이 있지만, 특히 전주는 비빔밥을 중심으로 한정식 등과 콩나물을 소재로 하는 국밥과 순대국밥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유명하면서도 전통적인 음식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관광객들이 백반집에 가서 한 상 차렸을 때 차림새하고 가격하고를 비교해보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밥상인심의 최고 권위 지역이 바로 전주다. 전주의 음식은 다른 지방과 견주어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권위와 가격이 있다는 것이며 이를 토대로 발효식품 축제와 심지어는 가맥축제 및 비빔밥 축제 등이 명성을 타고 전국에 알려져 일부러 이 축제를 위해 외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전주의 맛을 살리고 또한 멋스러움을 창출하는 최상의 지역이 전주이다. 시민들의 옷차림에서 멋을 창출하는 것도 있지만 전주의 멋은 고풍스러운 과거와 현대의 잘 발달하고 융합된 지역 사회를 이루는 각종 문화시설의 멋 그리고 미래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새만금의 배후도시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멋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전주라는 상징성이 이렇게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문화적 가치를 재고해 볼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인 도시에서 문화예술회관의 전용시설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전북이라는 광역의 도청 소재지로서 문화시설은 존재하지만, 이는 매우 거대하고 까다로운 시설 이용이 문제가 있다. 전주시만의 문화적 가치를 향유해 볼 수 있는 문화예술회관의 건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할때이다.
전주시 소재의 덕진예술회관은 예전 방공회관이라고 해서 민방위 훈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시설의 강당처럼 되어 있고 문화예술을 위한 전문 공연장으로는 매우 부족하고 또한 이 시설에 문화 관련 단체들의 사무실이 입주해야 하지만 이 또한 매우 어려워 그림의 떡으로만 되어 있는 실정이다.
전주가 삼남 이남을 주름잡고 있는 최고의 문화도서로서 명맥을 다하기 위해서는 문화인프라를 실질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선진국 국민의 척도를 문화로 바라보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 시선이 있지만 정작 전주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화예술회관이 없어서 아쉬움이 남고 있다.
문화는 인류가 공존하는 동안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을 것이다. 전쟁 중에도 문화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여 문화선전대라는 특별기구를 만들어 전쟁 중의 군인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 않은가?
전주에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우선적인 것은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역량을 나타내는 문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들이 중요하리라. 전주에 꼭 설립되어야 할 전주문화예술회관이 근시일내에 공론화되어 전주시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서 입지를 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