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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것과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



홍 성 근  <전, 동북초등학교 교장/아이나라협동조합 이사장>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지금의 가르침에 대한 교육 시스템은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과 대학원 등이 일반적인 교육 시스템이다. 장시간의 교육과정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문명화된 세계 어느 국가를 가더라도 비슷한 형식의 교육제도가 있어 거의 20여 년을 배움의 과정으로 세월을 지나치게 되어 100세 기준으로 10%의 세월을 배움의 과정으로 지내게 된다.


이뿐이랴.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는 복지용어가 있듯이 배움은 학교라는 공식적인 시스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교육이라고 해서 이제는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사람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우리는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가? 박사 이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해도 자기가 연구했던 분야에서만은 전문적인 지식으로 최고를 자랑하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일반적인 지식으로 다른 분야에도 접근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식이나 기능적인 분야는 무수히 많으므로 이제는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누구나 죽을 때까지 배우고 익히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보통 학교에서 선생님들이나 교수들이라고 하는 전문적인 집단의 엘리트들이라고 해서 가르치는 것에만 익숙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도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현대의 지식은 교육기관이라는 틀 안에서의 존재가치가 있었지 현대에는 학교라는 기관이 아닌 다른 형태로서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곳이 참 많다.


그것은 인생의 다른 분야에 대한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세계에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현대는 과학적인 사고와 정확한 포지션으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이러한 사고로 인해 획일화가 될 수도 있고 무미건조해지면서 기계적인 삶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인문학적인 분야의 학문이 재탄생되기도 하면서 인문학적 사고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기도 한다. 여기에 문화와 예술에 대한 현대인들의 삶이 풍요의 지표로 설정되어 일반적인 전문가적 범위의 지식을 벗어나 기능적인 가르침을 받는 것도 또한 현 세태이다.


퇴직자들이 가장 즐기는 것이 여행이나 요리 만들기도 있지만, 문화적인 예능 부문에서 악기를 배우기 위해 색소폰 등으로 몰리는 현실이 바로 이를 증명해 준다. 퇴직 이후에 누구나 한 번쯤은 로망으로 생각하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전문가적인 영역의 가르치던 사람들이 배우는 가르침을 받는 것에는 좀 생소할지 모르나 이 또한 현실적이다.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습관은 대화를 통해 보면 상대방에 대하여 가르치려는 발상이 매우 앞선다. 자신의 대화에서 상대방에 관한 주장이 아닌 설명을 곁들인 가르치려는 것에 익숙한 생활의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하여 가르침을 받는 것에 의외로 익숙하지 않다. 매우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가 다르고 생각에 대한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평생동안 가르치는 것에 종사한 사람들도 또다시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 것에 보다 익숙한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평생동안 가르치는 일에 종사한 30여 년을 넘어선 사람들은 이제 퇴직 후의 삶이 가르치는 삶이 아닌 가르침을 받는 생활이 된다. 인생의 새로운 서막을 열게 되는 제2의 인생은 바로 가르침을 받는 생활이 되는 것이다.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지 않았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소위 배운다는 것에는 지위고하나 신분의 차이가 없다. 다만 경제적인 부의 가치만 조금 다를 뿐이다. 평생교육이 활성화되고 있고 학교 밖의 교육이 새로운 교육환경의 장르로 떠 오르고 있는 요즈음 평생 배움의 가치는 더 상승할 것이다.


20여 년의 세월 속에 교육의 시스템 안에서 배웠던 것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구시대의 지식이 되어 신지식을 뒷받침하는 바탕이 될 뿐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가르치는 것과 가르침을 받는 그것들에 관한 생각의 변화를 이해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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