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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풍경 4



황 인 상



<이태리 페루지아 Orchestra Giovanile SR2 지휘자/ Coro S.Spirito Volumnia 지휘자>



"동물의 왕국"
어릴 적에 "우와 우 와~ 지구는 숨을 쉰다!" 하면서 시작되던 프로그램을 중장년층은 기억할 것이다. 동물들의 특징은 약육강식으로 약한 동물이 강자의 동물의 먹이가 되는 사슬이다. 식물의 특징은 적자생존 살아남기 위해 햇빛을 찾아 위로 올라가 우위를 점해야 살 수 있는 구조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호랑이는 작게는 50km²에서 넓게는 3000km²의 영역을 소유한다고 한다. 그 영역을 지키는 이유는 더 많은 먹을거리를 차지하기 위함이다. 작년부터 키우는 강아지를 보면 이놈은 자다가도 내가 무언가를 먹는다고 하면 일어나서 부엌에 와서 나를 지켜본다. 그러다가 내 허벅지를 짚고 내 팔뚝을 툭 친다. 자기도 먹을 것을 달라는 말이다. 오직 그의 관심사는 먹을 것이며 그다음은 주위의 개들이 짖을 때 자신도 함께 짖어서 나도 있다고 존재감을 알리는 일이다.


강아지를 비유했지만, 우리 인간도 다름이 없다. 일단 먹을 것이 보장되는 직장이 있으면 그다음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취미생활 종교 생활 친구 관계를 형성한다. 우리 인간은 더 좋은 먹잇감, 즉 더 좋은 직장, 연봉이 센 직장을 찾아가는 구조이다. 그러기 위해 좋은 인맥 좋은 학교 좋은 가문 등을 가지면 훨씬 좋겠다.


직장은 먹잇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어떤 이들은 자기의 존재감도 드러내는 곳이기도 하다. 즉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얻고 하면 최고의 직장과 삶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자기의 왕국을 조그마하게나마 건설하고 구축하며 살아간다. 자기의 영향력을 얼마나 끼칠 수 있는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이 친구 관계에도 미친다. 이태리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진정한 친구를 얻거나 진짜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선 몇 자루의 소금을 먹어봐야 한다."라는 말이다. 인간관계를 통해서 단맛 쓴맛을 다 봐야 한 사람을 알 수 있다는 표현이다.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어주고 그저 함께 있으면 좋은 사이 그리고 친구의 영역을 절대 침범하지 않고 존중해주며 손대지 않는 친구, 그게 진정한 친구 인 것 같다.


전에 나도 그랬지만 친구라고 도와준답시고 이래라저래라 참견하고 조언 준답시고 친구를 비판하고 이거 고쳐라 저거 고쳐라 하던 일들이 지금에와서 보니 내가 진정한 친구 노릇을 해주지 못했던것 같다.
처음 도입부에서 말한 동물의 왕국, 참 의미 있는 단어이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자식이래도 동물은 강한놈을 더 먹이를 준다. 왜냐면 강한놈을 키워야 살아남기에 튼튼한 자식에게 고기 한 점이라도 더 준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에서 인간은 약한 동생을 더 챙기고 먹을 걸 더 준다. 즉 같이 잘살자는 말이 된다. 더불어 사는 사회가 진정한 인간의 삶의 본질이라고 본다. 동물의 왕국처럼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선을 넘어서지 않으면 같은 동물끼리 싸우는 일이 없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찌 그렇게만 돌아가는가 한 뼘이라도 땅을 더 같기 위해 남의 땅을 넘어서서 싸움을 걸고 전투하고 죽이고 차지하고 하는게 동물의 세계이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인간이 인간다워지려면 일단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앞장서야 할 과제이다. 동물처럼 '빵' 하나 더 먹으려고 싸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지만 지금의 세상은 더 많은 사람이 먹을 것을 위해 싸우는 세상이다, 지금뿐 아니라 그전에도 이 세상은 그래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 더 지능적인 동물의 왕국을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면을 보면 집이라는 조그만 왕국을 건설한 후 영역을 넓히는데 우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많은 애를 쓰며 산다. 그것이 취미 활동이든 종교활동이든 자선활동이며 봉사활동 근본적으로는 좋은 의미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게 정도를 넘어서면 마약같이 집착하게 되고 자기중심적인 왕국에서 시각이 자리 잡게 된다. 더는 남들의 의견과 제 3자적 관점을 잃고 자기성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집착은 모든 선한 것도 형태와 질을 변화시키는 독을 품고 있다. 누가 먹느냐에 따라서 약이 되고 독이 되듯이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어 나온다. 한마디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너무 과도하게 매달리면 오히려 독이 되어 자신을 마비시켜버리는 무서운 변질을 하게된다. 그 정도를 유지하는 것은 항상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아비판을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아니 된다.


이제 내 나이 50년을 살아보니 동물의 왕국을 통해 인간을 보게 되었다. 인간으로 살 것인가 동물로 살 것인가는 각자가 선택하게 된다. 남은 인생은 인간의 본래 목적대로 남들을 돌봐주고 배려하고 들어주고 칭찬해주며 살아야겠다. 아직도 많이 부족해서 남의 관점에서 먼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말과 행동을 할 수 없는 부족함을 느낀다. 남은 평생 이것도 발전이 있길 소원하면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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