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우 복
<김제 혜민당 한약방 대표/한의학 박사>
쇠비름은 봄부터 초가을 까지 노란꽃을 피우며 계속적으로 연한 순이 자라 나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싱그러운 잎과 줄기를 거두어다가 데쳐서 찬물에 우려낸 다음 갖은 양념으로 무쳐 먹었다. 제법 맛이 좋아 누구든지 거북하지 않게 즐겨 먹을 수 있다.
우려내지 않고 양념 고추장에 무쳐먹어도 된다. 이밖에도 소금에 약간 절여 조리하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또 쩌서 먹어도 좋다.
지천으로 흔하게 마구 자란다 하여 그 맛도 변변치 않을 것이라고 여기다면 그것은잘못된 생각이다. 깨끗한 잎과 줄기를 농도가 약한 소금물에 잠시 데친 다음 햇볕에 바싹 건조해 보관하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고 겨울 찬거리로는 대단히 귀한 가치가 있다.
쇠비름을 한약 약물학명으로는 ‘마치현(馬齒莧)’이라고 한다. 이 풀은 우리 나라의 밭이나 길가 어디에서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 이 흔한 풀이 실은 아주 특별한 약효를 가진 선약(仙藥)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일찍이 한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쇠비름을 온갖 병을 다스리는 대단히 유익한 약초로 여겨왔다. 한의학에서 이용하는 이 약초의 효능은 대단히 다양하나 이를 간단히 줄인다면 체내의 모든 나쁜 기운(邪氣)을 청소해 주는 작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어떤 문헌에 는 쇠비름을 나물로 오래 먹으면 장수하여 오래 살게 되므로 그 이름을 장명채(長命菜)라 한다고 했고 또 이를 오래 먹으면 늙어도 백발이 생기지 않는다고까지 했다. 자나친 현학적 과장은 이쯤에서 잠시 접어두고 우선 쇠비름을 나물로 식용하면 피부를 곱게 하는 효과가 있다.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쇠비름을 밭에 재배하여 소채(蔬菜)감으로 대접해 왔다.
기력이 부족한 노인들의 만성대장염과 이질 설사 등에 신선한 쇠비름을 멥쌀에 적당히 넣어 죽을 쑤어 아침 저녁으로 오랫동안 먹으면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그러나 이런 치료 효과 외에도 쇠비름을 식품으로 즐기다 보면 우리 몸속의 내장을 이롭게 하고 피를 맑게 하여 부지중에 건강을 향상시켜 주는 효능이 있다.
쇠비름 전체를 달여 음료수 대용으로 마시기도 하고 생즙을 내 마셔도 좋다. 특히 저혈압이 있거나 근육과 뼈가 아픈 근골통(筋骨痛)과 관절염이 있는 사람들은 생즙을 내어 소주잔으로 매일 2~3회씩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독충에 물렸을 때나 상처, 습진, 종기 등에 생잎을 짓찧어서 붙이면 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주의할 일은 피부가 쓰라릴 경우에는 지체없이 씻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불에 댄 거처럼 오히려 피부가 상하는 경우가 있음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한의학은 오랜 경험을 통해 과민성장염이 있는 환자나 임신부에게는 쇠비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흔한 산야초(山野草) 들도 잘 알고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우리의 몸을 돕는 이로운 약이 되기도 한다. 끝으로 그 동안 민간에서 치료약으로 사용해온 몇 가지 예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장병 초기에 갑자기 구토, 설사,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신선한 쇠비름 37.5g에 약누룩인 신곡(神曲)과 칡뿌리인 갈근(葛根)을 각각 12g씩 함께 섞어 달여서 3회로 나누어 복용하는데 3일 정도 지속하면 효과 있다.
급만성비뇨기염증과 소변으로 피가 나오는 혈뇨에도 신선한 쇠비름을 쓴다. 즉, 급성신우염으로 혈뇨가 나오고 소변이 잦을 경우 신선한 쇠비름과 신선한 익모초 그리고 질경이 씨인 차전자(車前子)를 진하게 달여서 복용하면 대단히 좋은 소염 이뇨 효과가 있다.
중풍에도 쇠비름 2.400g내지 3.00g을 삶아서 나물과 국물을 함께 먹는다. 각기병에는 쇠비름과 멥쌀을 등분하여 된장국에 넣고 끊여서 먹는다. 종기, 특히 항문에 종기가 생겼을 경우에는 쇠비름과 꽈리를 등분해 달여서 그 물로 매일 2~3회씩 환부를 씻는다. 벌에 쏘이거나 지네에 물리는 등 벌레에 물렸을 때는 쇠비름을 즙내 바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