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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조선반도와 2000년의 대한민국





이 경 로
<본지 논설위원/ 반태산작은도서관장>


1900년의 조선반도는 열강의 무력 앞에 힘을 쓰지 못하는 무기력한 나라였다. 백과사전에서 살펴본 1900년대 세계는 이러하다.

'일본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제로 을사늑약을 맺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사실상 보호국으로 만들었다. 한국인들은 의병 운동과 국채보상운동 등을 통해 기울어 가는 국운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급기야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은 일본의 완전한 식민지가 됐다.
서구 열강의 시민들은 풍요와 진보의 새 세기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과학 기술과 생산력의 급속한 발달은 멋진 신세계의 도래를 약속하는 듯했다. 비행기를 타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게 됐고, 공장에서는 자동차가 쏟아져 나왔으며, 신소재 플라스틱도 첫선을 보였다.
비서구 및 식민지 민족들에게 이러한 장밋빛 미래는 아직 먼 이야기였지만, 그들 또한 독립과 변혁을 향해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었다.
중국인들은 무능한 청나라 정부를 타도하기 위한 혁명 운동에 나섰고, 인도인들은 영국 식민 통치에 맞서 저항 운동을 벌였다. 튀르크에서는 근대적인 개혁이 추진됐고, 멕시코에서는 대토지 소유 제도와 외세의 타도를 위한 혁명이 시작됐다.’


이상이 지금으로부터 2000년을 기준으로 100년 전의 일이다. 여기에 19년이 더 흘렀으니 2019년을 대입하면 조선반도는 이미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100년 전인 올해인 1919년에는 자주 독립운동을 위한 3.1만세운동이 열렸던 해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반도는 중국의 지배 아래에서도 대등하게 싸워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이며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으로 중국의 나라 이름을 바뀌게 한 일이 있을 정도였다. 이후 실리적 상황을 맞이하기 위해 사대(事大)라는 명칭으로 섬김을 하는 것처럼 하였으나 당시 중원의 강자였던 원나라와 명나라 그리고 청나라 등은 사실상 조선을 속국으로 하였지만 무역 관계에서는 사대의 원칙에 따라 조선보다 더 큰 은사를 베풀어야 하는 중원국가의 고민이 서려 있기도 했다.


결국, 어쩔수 없이 한반도의 작은 국가를 속국으로 하되 거의 중원국가의 지배를 받지 않는 국가로 성장했다. 다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만 가령 왕위의 계승과 조공 등에서 그리고 국경에서의 군사충돌방지를 위한 것에만 사신 등을 파견하여 조정해야만 했다.


그것도 일부 중원국가 사신들이 한반도 국가의 왕들에게는 아주 겸손한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었고 조선반도가 전란에 휩쓸렸을 때만 기고만장했던 그들의 모습이 사극의 드라마에 비치곤 하였다.


이제 오늘의 2019년의 대한민국을 조명해 보자. 100여 년 전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주도권에 의해 이익을 위한 열강들의 입장만 약간씩 달라졌지 한반도 주변국이 인식하는 우리 땅에 대한 것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말로만 주변국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들 국가의 진정성을 과연 믿어야 할까? 아직도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사상과 이념에 의한 대립 구도가 계속되고 있고 이제 남북의 경제 차이로 인한 군비의 증강이 한계에 이른 것만은 사실이다.


예전 1950년대에서 시작한 1970년의 남북경쟁이 아닌 이제 남북한의 경제력에 의한 전쟁억지력은 눈에 보듯이 뻔한 사실이 되었다. 재래식 무기를 갖추어 위협하는 북한이지만 경제력 때문에 항공기 하나 제대로 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반도에서의 재래식 무기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대립 전선에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남북의 대화를 통한 평화의 바탕을 마련하고자 하지만 국제정세는 한반도 당사자들의 뜻과는 관계없이 움직이지 계속되고 있다. 어찌 100여 년 당시의 시대와 다르지 않겠는가?
 

북방의 중국과 러시아는 아직도 북한의 맹방이며 일본과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의 정세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 4개국이 모두 강대국이지만 우리도 이제는 이들 주변 국가 속에서도 어엿하게 강대국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데 일부 기회주의자들은 아직도 안보팔이를 하면서 우리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있어서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미국의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이 필요에 의해 주둔하고 있는 안보 현실을 부각해야 함에도 대한민국의 필요 때문에 주둔하고 있고 미국의 절대적인 군사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방위비 협상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는 비판받을만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주변 외세의 열강들에게 만만치 않은 국가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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