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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장맛





문 성 필
<㈜엄지식품 연구주임>

 
이따금 TV에서는 장맛을 보게 하면서 최고의 입맛을 홍보하는 프로그램들이 보인다. 순창을 대표로 하여 장을 담그는 모습을 보여주고 먹어보면서 역시 장맛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이처럼 장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음식 바탕의 척도가 되는 재료로 알려져 있다.


장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적절하게 사용되는 음식 재료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외에도 발효식품으로 분류되는 모든 것들이 바로 장맛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장맛의 근원은 손맛이라고 해야 할까 보다.


사실 장맛의 근원은 우리네 어머니들의 정성과 감원이 서려 있는 음식 재료이다. 좁은 한반도에서도 남북의 기후 차이가 나다 보니 장맛의 기원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근본은 다르지 않다. 남북 어디를 가도라도 간장과 된장이나 고추장들은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훌륭한 미각의 재료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민족에게는 발효식품에서 비롯되는 장맛을 두고 맏며느리니 하면서 수라간을 책임지는 궁중 요리사들의 품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최고의 장맛은 사실상 심산유곡에서 비롯된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 시대의 우리나라 기후나 환경이 오염되지 않았기에 맑은 물과 태양 그리고 건조한 기후 덕택으로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훌륭한 장맛을 보여주곤 하였다.


지금은 물이 탁하고 좋지 않아서 어지간한 곳에서 장을 담그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제는 가정에서의 잘 담그기는 거의 사라지고 공장 등의 식료품 회사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장맛의 식품들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물론 사람의 손이 거친 장맛들의 음식 재료이지만 예전과 같지 않고 일부문 사람의 기본적인 손을 거쳐 기계화된 공정으로 장맛 식품을 생산하다 보니 우리네 일상도 여기에 길들어 별 의미 없이 장맛을 기계적인 식품에 의탁하곤 한다.


그 옛날 어머님이 해주시던 장맛을 어디로 간 것일까? 아랫목 단지에 된장을 넣어서 고약한 냄새가 코에 진동하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그리면서 오늘 최고의 장맛을 추억의 맛으로 새겨봄 직하다. 이러한 추억의 장맛이 다시 맛볼 수 있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고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현대인의 황혼 시골살이가 다시 한번 장맛을 새롭게 해주는 아이러니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이제 우리 사회의 음식에 대한 것도 한식보다는 중식이나 서양식이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간편한 대용식의 햄버거류가 식탁에 오르는 시대가 되었다. 바쁜 일상의 현대인들이 아침을 거르면서 이러한 음식을 손을 들고 길거리에서 먹는 경우는 매우 흔하게 보는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것을 테이크 아웃이라고 해서 서양문화를 본떠 용어를 정리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이라고 해도 장맛을 느끼지 못하는 간편식의 대용 음식을 맛보는 서양 음식 화를 보면 매우 슬픈 현실이 되고 만다. 사실 아무리 바쁜 현대인들이 움직이는 것이 생활을 위한 돈의 가치라고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먹고살자고 하는 것인데 충분한 자기보호를 위한 식탁 하나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우리네 일상이 매우 안쓰러울 따름이다.
다시 장맛으로 돌아가 보자!


장맛을 느끼는 것이 이제는 매우 식사하는 재료의 음식이 아니라 이따금 식생활을 체험해 보는 것에 머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이 직접 식사 준비를 하고 챙겨 먹는 그것보다 외부식당에서 즐겨 먹는 것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삼시 세끼 자체를 자신의 거처에서 먹은 것이 아닌 모두를 야외 식당에서 해결하는 것 현대인들의 삶이니 진정으로 장맛을 느낄 수 있겠는가?
최고의 장맛을 찾기 위해서는 삼시 세끼 중의 한 끼는 꼭 가정에서 장맛을 통한 식탁에 앉기를 바란다. 도란도란 가정에서 이야기가 장맛과 어울리면서 가정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품격있는 식생활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장맛을 위해 향긋한 음식 냄새에 취해보는 것도 현대인들의 일상에 행복의 시간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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